“진달래동산, IMF 실직자의 애환이었다.”
상태바
“진달래동산, IMF 실직자의 애환이었다.”
  • 권혁중 기자
  • 승인 2013.04.10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천에 사는 사람이 지니는 의문 중 하나는 진달래동산에 4만여 그루의 진달래는 어디서 왔을까? 1998년부터 진달래동산 조성의 주역인 산림형 사회적기업 한울타리의 유영식 대표를 만났다.

 양귀자의 소설 <원미동사람들> 에도 진달래이야기가 나온다. 유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원미산은 예전부터 진달래가 있었다. 소설에 나오는 곳은 현재 진달래축제가 열리는 장소가 아닌 원미동에서 보면 바로 보이는 부천 원미도서관(현충탑) 부근이다.”

 그렇다면 진달래동산은 언제 어떻게 누구의 손으로 조성이 시작되었을까?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정규직노조가 공공근로위탁사업을 받아 진달래를 옮겨 심었다. IMF(국제구제금융) 이후 실직자공동체가 애환을 담아 심은 진달래였다.”

 부천에 있는 진달래 만으로 “수도권 지역의 진달래 최대 군락지”로 꾸밀 수 있을까? 어려움도 있다. 유 대표는 “남부 지방에서 구입해서 심은 진달래는 기후가 맞지 않아 잘 자라지 못했다. 그래서 부천에 있는 진달래를 구했다. 부천시에 흩어져있는 진달래가 한 곳에 모였다. 지금도 진달래동산에서 굵고 튼튼한 부천출신 진달래나무이다.” 지금도 유 대표는 남쪽지역에서 온 진달래와 부천 출신을 구별할 수 있다.

 사실 이때 만들어진 비정규직 노조는 산림형 사회적기업 ‘한울타리’의 뿌리이다. 유 대표는 “IMF로 직장을 잃은 사람이 모여 진달래를 옮겨 심었다. 그들의 애절했던 사연이 만든 진달래동산이다. 수십만 명이 축제에 와서 즐겁게 보고 가는 진달래동산은 실직자의 눈물이 만든 동산이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부천시에 이렇게 제안했다. “진달래나무에 더 이상 사람 손이 닿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 진달래가 심겨진 땅을 밟지 않고 꽃에 접근할 수 있도록 생태데크(deck)를 만들고, 부천종합운동장 방면으로 진달래동산을 확장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참고로 한울타리는 경기도인증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올해 숲 가꾸기 분야에서 산림청이 선정한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은 전국의 산과 숲을 관장하는 산림청이 담당하는 업무분야에 해당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해 실시하는 사업이다.

 최근 산림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기업은 한울타리가 유일하며, 한 해 동안 선정 된 업체는 전국적으로 총7개에 불과하다. ㈜생산공동체 한울타리는 숲가꾸기 전문 기업으로 숲의 나무 심기와 관리, 등산로 만들기, 공원조성 등을 주로 하고 있다.

 유 대표의 혼이 담긴 진달래동산의 제13회 원미산진달래축제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부천시 지하철 7호선 종합운동장역 2번 출구에서 걸으면 도착한다. 축제에 관한 문의는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주민센터(032-625-5762) 또는 트위터 @chunuidong로 하면 된다. 홈페이지(http://chunui.bucheon.go.kr)에서 축제 일정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