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
(시) 추운 날
먼 산의 메아리도 얼었구나
졸졸 흐르던 냇물도 소리가 없고
지나던 까마귀도 벙어리가 되었네
초가집 안방에 누운 아픈 아비가
윗목에서 아들을 품고 잠을 청한다.
새근새근 푸근한 온기가
이 밤을 녹이고 가슴을 녹이며
추운 바깥공기를 막는다
그 겨울을 그렇게 보냈었다
봄을 그렇게 기다렸고
끝내 추운 날은 기억에서 사라졌다.
너무 아파하지 마 우리 아버지.
그곳에는 추운 날보다 그리움이 있잖아
그 품에 안기듯 사랑의 온기가 있잖아
그 겨울의 마지막 밤
영영 울 수 없는 따뜻한 향수
2023 12. 19 춥고 눈오는 날.
허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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