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 건축사의 나이테를 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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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건축사의 나이테를 확인하다
  • 양지영 기자
  • 승인 2015.03.01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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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문화재청)덕수궁미술관 전경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양지영 기자]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소장 강순형)는 덕수궁 석조전에 덧대어 지어진 ‘덕수궁미술관’(1936~38년 건축, 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설계도에 대한 최초 전수조사와 그 연구결과를 정리한 ‘덕수궁미술관설계도’를 발간하였다. 이는 일제강점기에 작성되어 광복 후 구황실재산총국을 거쳐 전해 내려온 자료를 중심으로, 국내외 현존자료에 대한 포괄적 조사연구 결과 보고서이다.

조사결과, 이들 자료는 현재 도면 총 646매, 도서 총 25건으로 국내에는 국립고궁박물관에 도면 429매가, 일본에는 시즈오카 현 하마마츠 시립중앙도서관에 도면 217매와 도서 25건이 소장되어 있다. 
 
도면은 도쿄의 나카무라 요시헤이(中村與資平) 건축사무소에서 제작한 설계도의 ’원도(原圖)와 복제본인 청사진 도면’,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수정사항을 기록하였거나 그 사항을 반영 재작성한 ‘정정도면’, 세부 시공을 위해 현장에서 직접 작성한 1:1 축척의 ‘상세도면(현촌도, 現寸圖)’ 등이다.
 
그리고 도서자료는 ‘건축사양서(현재의 시방서)’, ‘구조계산서’, ‘견적서’, ‘예산 내역’, ‘공정서와 공정표’, ‘현장종사인원과 사용건축재료표’, ‘감독․청부인․관련회사명’, 공사현장과 설계사무소가 주고받은 ‘전보․엽서․서간’ 등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설계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건물이 지어지는 전체과정이 거의 완벽하게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덕수궁미술관설계도’ 가 지금까지 발견된 다른 건축도면과 다음과 같이 차별되는 특징이 주목된다.
 
   
▲ (사진제공:국립고궁박물관)덕수궁미술관설계도
첫째, 지금까지 덕수궁미술관의 경우와 같이 단일 근대 건축물의 신축공사에 대해 이렇듯 방대한 도면과 관련 문서가 함께 발견된 사례가 없었다는 점이다. 즉 기본도면에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 철골공사, 내장공사, 석공사, 철물공사, 전기공사, 설비공사, 가구공사에 이르기까지 전체공정을 포괄하는 도면들로서 오늘날 근대 건축물 복원에 필요한 각 공정의 기술적인 자료 구축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게 한다.
 
둘째, 건축공사의 계획과 시공 업체의 선정, 설계, 설계변경, 공정별 공사일정, 투입인원과 재료표,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수정사항에 대한 협의 등 설계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근대기 하나의 건물이 지어지는 전체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귀중한 사례이다.
 
이러한 특징들로 ‘덕수궁미술관설계도’는 궁궐에 지어진 근대적인 미술관 혹은 박물관 기능의 건축물에 대한 기록으로서 가치와 더불어, 1930년대 근대 건축의 과정과 기술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덕수궁미술관설계도’ 보고서는 도면편, 해제편, 논고편, 부록으로 나누어 구성하였다. 도면편에는 주요도면과 도서자료 115건을 선정하여 배열하였다. 해제편에는 도면․도서자료의 구성과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였고, 논고편에는 설계도의 건축기술사적 가치와 의미, 구성과 제작과정을 차례로 규명하였다. 마지막으로 부록에는 도면․도서총목록을 싣고 아울러 도면편 앞에 1930년대와 현재의 모습을 대비한 사진을 실었다.
 
이 보고서는 덕수궁미술관의 원형을 확인할 수 있는 고증자료이자, 동시에 설계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근대기 단일 건축물이 지어지는 전체과정에 대한 기록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보고서의 발간이 앞으로 우리나라 근대기 건축의 공정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원천기술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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