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 코로나19 여파와 지난해부터 지속되어온 금리 인상주 및 원자재 가격 상승주 등의 영향으로, 수출 대기업들이 자금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하여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수출기업들을 대상(102개사 응답)으로 자금사정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출 제조기업 3곳 중 1곳(31.4%)은 현재 기업의 자금사정이 전년 동기 대비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과반(54.9%)의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하였으나, 자금사정이 지난해보다 악화되었다고 응답한 기업(31.4%)이 호전되었다고 응답한 기업(13.7%)의 2배 이상이었다.
기업들은 자금사정이 악화된 원인으로 매출부진 혹은 외상매출 증가(39.6%), 재료비․인건비 등 영업비용 증가(37.5%), 채무상환 및 이자부담 증가(9.4%) 등을 지목했다. 전경련은 올해 들어 기업들이 매출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속된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기업의 이자 및 원가 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은 각각 전체 응답기업의 80.3%, 84.3%로, 대다수의 기업들이 이자 및 원가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들은 지속된 금리 상승으로 인해 올해 부담해야할 이자비용이 전년 대비 평균 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자비용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도 33.4%에 달했다.
뿐만 아니라 환율 상승주가 기업 자금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응답도 64.7%나 되었다. 전경련은 이에 대해 기업들이 환율 상승으로 매출(수출)이 늘어나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수입 원자재 물가와 외화 표시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늘어나는 부정적인 효과를 더 크게 체감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현재 자금을 조달하는데 있어 신규 대출 및 만기 연장(23.5%)과 환율 리스크 관리(20.3%)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그 외에도 매출채권 회수(17.0%), 신용등급 관리(12.4%), 수출입금융(11.1%) 등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경련은 환율 급변으로 인한 손실 발생과 매출채권 회수 부진으로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대출여건마저 악화되어 수출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차질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았다.
한편, 자금조달 여건이 어려운 상황 속 기업들이 올해 필요한 자금은 전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전년 대비 올해 자금수요 전망을 묻는 질문에서 과반 이상(65.6%)의 기업들이 올해 작년과 비슷한 규모의 자금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보았으며, 31.4%의 기업이 자금수요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자금수요가 가장 크게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문은 원자재․부품 매입(37.6%), 설비투자(28.1%), 인건비․관리비(17.0%) 등 이었다. 전경련은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장기간 지속된다면, 올해 계획된 투자·고용의 집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보았다.
기업들은 수출기업의 안정적인 자금 관리와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서 금리인상 속도조절(32.4%), 공급망 관리 통한 소재․부품 수급 안정화(21.2%),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최소화(16.0%), 정책금융 지원 확대(13.4%) 등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기업들이 생각하는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한 우리나라 적정 환율(원/달러 매매기준율)은 1,144원으로 조사되었다. 전경련은 현재 3월 평균 환율(3.2~3.18일)이 1,224원임을 감안할 때, 환율의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22.3.16)으로 한국의 연쇄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데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들의 자금사정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우려된다”라며, “원자재 수급․ 환율 안정 등 리스크 대응에 주력하는 한편, 정책 금융지원을 확대하여 기업들의 부담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