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숨넘어가는 B급 호러 코미디, 뮤지컬 '이블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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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숨넘어가는 B급 호러 코미디, 뮤지컬 '이블데드'
  • 박상아 기자
  • 승인 2018.06.23 0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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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쇼노트)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여름을 강타할 B급 코미디 좀비 호러 뮤지컬 '이블데드'가 돌아왔다.

뮤지컬 '이블데드'는 샘 레이미 감독의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B급 저예산 공포를 더욱 과장함으로써 웃음으로 승화시킨 작품.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성실한 종업원 '애쉬'가 친구들과 함께 숲속의 오두막으로 여행을 떠나 우연히 악령을 풀어주며 좀비와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는다.

사실 개연성을 기대했다면 금세 실망으로 바뀔 수 있다. 이야기가 허술하고, 연출 역시 투박한 면이 크다. 하지만 이 뮤지컬만의 특별한 매력은 작품 속 끊임없이 이어지는 '병맛'서사다. 러닝타임 150분간 빼곡하게 채워지는 B급 유머는 관객들의 몰입을 더 하고, 저예산 호러의 취약함까지 무대 세트로 반영해 관객들을 전복시킨다.

(사진제공: 쇼노트)

좀비들의 공포스런 분장이나 전기톱으로 잘려나간 신체의 일부, 거칠게 찢긴 의상, 피가 뿌려지는 관객석까지 시종일관 코믹하고 즐겁게 그려진다. 또 맛깔스러운 번역만큼 젊은 층이 즐겨쓰는 신조어, 살짝 비튼 각종 패러디가 웃음의 강도를 높인다.

엽기발랄하고 코믹한 뮤지컬 넘버는 작품의 묘미를 더한다. 주인공 애쉬와 스캇이 좀비로 변해버린 여동생과 여자친구를 처단하고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부르는 '조낸 퐝당해' 넘버는 객석을 웃음바다로 뒤집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 작품의 최고 매력 포인트는 바로 '스플레터(Splatter)석'이다. 스플레터석은 무대와 가장 근접한 좌석으로, 공연 중간 좀비들의 습격이 시작되면 피와 물을 맞는 좌석이다. 다소 충격적이고 기이한 연출이지만 '이블데드'만의 컬트적이고 호러적인 요소를 담아 관객들은 흥분과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다.

(사진제공: 쇼노트)

좀비들이 스플레터석 곳곳을 누비며 관객들에게 피를 뿌리는 장면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관객들은 미리 마련된 우비를 입고 앉아있지만, 좀비들은 우비를 벗겨 피를 머리에 뿌려주거나 관객의 무릎 위에 앉는가 하면, 관객과 포옹을 하며 관객들을 피투성이로 만든다.

무대 2층에 숨어있던 밴드가 드러나며 강렬한 사운드로 공연장을 빼곡히 채우는 넘버 '네크로노미콘(it's time)'은 작품의 백미. 밴드 사운드에 좀비들의 군무가 더해지며 흡사 락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처럼 이 작품은 마지막까지 눈을 뗄 수 없는 다채로운 매력으로 관객들에게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두 시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웃고 싶다면 괜찮은 선택지다. 2018년 6월 12일 ~ 8월 26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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