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4륜 구동형 평화통일론
상태바
(기고문) 4륜 구동형 평화통일론
  • 글로벌뉴스통신
  • 승인 2013.02.09 10: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한반도는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발표로 남북 관계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본인은 동북아공동체연구회의 수장으로서 제안하고 싶은 안건이 있는데, 바로 남북한 평화통일론이다.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북한이 서로 화해·협력함으로써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며, 이를 위해 구체적인 실현방안으로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론’에 바탕을 둔 ‘4륜구동형 평화통일론’을 제안코자 한다. 
 
  1. 4륜구동형 평화통일론 
 
 아시다시피 4륜구동(四輪驅動)은 4바퀴에 동력이 모두 전달되어 험난한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한 차량시스템인데, 이러한 4개의 프레임이 함께 작동하도록 하여 안정적이고도 합리적인 방안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에서 4륜구동에 빗대어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먼저 평화통일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두가지 축이 4륜구동형의 전면에 배치되도록 한다.
 
1) 북한체제를 인정하고, 대폭적인 경제협력과 함께 국제공조와 교류지원을 합법화한다.
2) 이와 병행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중단과 사찰 및 폐기를 결행토록 한다. 
 
 이상의 두 가지 축을 전단계 동력장치로 체계화한 후 나머지 두가지 축을 아래와 같이 후속 조치토록 한다.
 
3) 남북간 신뢰구축을 통해 60주년 정전협정을 평화조약으로 대체한다.
4) 한반도를 중립화 지역으로 선포하고 UN을 포함한 한반도 문제 관련국 모두가 용인하는 1국 2체제 단계를 구축한 후 이를 발전시켜 후단계 조치로 1국 통합체제를 완비함으로써 평화통일국가로 나아가도록 한다. 이때 그동안 한미동맹국으로서의 미국을 견제해왔던 중국의 동의가 가장 중요한 시금석이 될터인데, 최근 북한 핵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 지도부에서도 미국의 한반도 주둔 및 접경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러한 구상에 필요한 기능적인 협상 절차를 생각해보자. 모든 스포츠 경기에도 전반전, 후반전이 있듯이 평화통일로 가는 길에도 전단계를 먼저 수립해서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다음 후단계로 발전하는 점진적, 점층적 발전전략을 기본 구도로 삼았으면 좋겠다. 이와 병행하여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여, 전단계는 정경분리를 원칙으로 해서 협상을 진행한 후 후단계에 들어가서는 경제와 안보 각 부문에서 공동이익 또는 공통가치를 인정하는 방법으로 경제와 안보를 연계하는 변증법적 발전의 ‘제3의 지평’을 열어가는 방안이 현실적이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되리라 본다. 
 
 또한 주변 국가들의 참여방안으로 본다면 전단계에는 4인승 4륜구동형으로 남북한·미·중이 탑승하고, 이후 6인승으로 남북한·미·중+일,러를 탑승시키는 방안(북핵 6자회담 당사국 전원 참여)이 유효할 것 같다. 최종 단계에서는 UN과 국제기구들이 함께 승차하여 운행하는 중형버스형이 되야 할 것이다. 물론 모든 단계에 걸쳐 운전석은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2. 복합기능주의적 대안 
 
 이러한 조건을 기본으로 하면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전략적 측면에서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다. 본 연구회가 그동안 줄곧 주창해왔던 복합기능주의적 대안들을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자 한다. 
 
 1) 양자 혹은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
 
우선 경제 부문에서의 대폭적인 교류와 결합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자유무역협정(FTA)이다. 한-미, 한-EU FTA 기초 위에 한-일, 한-중 FTA를 체결하고 이후 한중일 다자간 FTA로 발전시키는 경제부분의 제도적 장치이다. 이는 종국적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통합을 목표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는 수순으로 이어질 터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한중일 3국협력체제가 아시아·태평양협력체제로 확대발전하는 모양을 갖추게 될 것이며, 이런 방식으로 글로벌다자협력 최대기구를 구축하게 될 때, 그 중심에 한국이 있도록 하는게 전략의 핵심가치이다. 
 
 2) 신북방경제협력체
 
 1단계로 북방군사동맹국인 북·중·러와 한국이 먼저 동시다발적으로 북방경제협력체를 결성한 다음 2단계로 이 바탕 위에서 일본과 미국이 참여하는 중층구조 형태의 신북방경제협력체를 완비하는 전략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와 병행 발전하는 모형이 되고 결국에는 동북아경제공동체를 가시화해나가는 방안이 될 것이다. 
 
 3) 교통건설 인프라 확충
 
 위와 같은 경제협력의 제도적 장치가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본 구조는 교통건설 인프라 확충이다. 다시말해 사람이나 물자가 원활히 소통하는 광역 교통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수십 년 전부터 논의해왔던 TKR(한반도종단철도), TCR(중국횡단철도), TSR(시베리아횡단철도), TMR(몽골횡단철도) 등을 비롯해 아시안하이웨이와 한중일 해저고속철도(T&T프로젝트)를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을 건설하도록 한다. 
 
 4) 아시아판 에라스무스 운동
 
 경제와 교통인프라에 이어 인력자원 개발과 교육이 필요하다. 유럽 내 대학들이 국경을 초월해 교류하는 프로그램인 유럽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아시아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대학 간 공동학위제, 인턴인증제, 프리패스 카드제도, 산학협동을 위한 초국경 대학원 설립 등을 골자로 하는 아시아판 에라스무스 운동을 통해 아시아지역내 인적 교류에 필요한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한다. 
 
  3. 제3의 지평 
 
 이와 같이 4륜 구동형 평화통일 방안은 동북아 역내 국가들이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고 북한이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중단·폐기하는 대가로 대폭적인 경제협력과 국제교류업무를 지원함으로써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평화기반을 구축하는 데 진일보 기여하는 방안이 될 것이다. 다시말해 경제협력을 기반으로 동북아 다자협력안보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경제와 안보를 연계하는 ‘제3의 지평’을 열어가는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은 장기적으로 아시아 영향력 확대 도구가 군사·안보 측면보다 경제부문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을 갖고 경제를 아시아 외교 정책의 중심으로 삼는 국가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의 오바마 2기 국제외교패턴을 한반도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일본의 국수적 우경화 문제, 중국의 패권적 팽창주의와 미·중(G2) 간 갈등구조 그리고 북한의 도발까지 역내 주도권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힘겨루기 세력 전쟁 가운데 역내 힘의 균형자로서 교량 역할과 중재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대안은 한국(한반도) 뿐이다. 
 
 오늘날 한국은 지난날의 신흥경제국이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국제사회에서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는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미중일러의 중추 지역에 위치해 있고, 지경학적으로는 물류유통의 중간지대에 있으며, 지문학적으로는 동북아 역사의 소통구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다시말해 한국이 미중일러 등 한반도 주변 국가 간에 얽혀있는 복잡한 문제를 해소하는데 있어서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여 서로의 합의점을 찾아내 갈등을 해소하고 상호협조를 통해 공생할 수 있는 방법을 유도하는데 중심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역사 발전의 새 장(章)을 여는 길이라 여겨진다. 
 
 2013년 시작부터 북한의 도발로 혼란스럽지만 이럴수록 강력한 리더십과 국민대통합을 바탕으로 해서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남북한의 화해 및 통일기반을 조성해 나가야하는 것이 박근혜 정부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 할 수 있겠다. 한국(한반도)의 향상된 국가비전, 즉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로써 ‘힘의 균형’ 역할을 하면서 주변국들과 함께 공영발전의 고지를 향해 4륜구동형을 몰고가는 국가발전전략을 세워간다면 이는 곧 한반도 평화통일의 길목을 여는 일이 될 뿐아니라 우리 한국사회에도 훨씬 더 생산성 있고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국가경쟁력을 업그레이드 시켜 나가는 신정장동력을 제공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오늘 이 특별기고는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대치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고, 그런 상황 가운데 북한체제의 압력하에 고생하고 있는 동족들의 고통이 마음에 사무쳐 와서, 부족하지만 남북한 평화통일과 동북아의 화합을 기대하는 한 연구자의 마음으로 제안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2013. 2. 8
 
 (사)동북아공동체연구회 회장, 연변/평양과기대 대외부총장 이승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