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연장 앞둔 고리1호기, 압력용기 감시시편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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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연장 앞둔 고리1호기, 압력용기 감시시편 검사
  • 송재우 기자
  • 승인 2015.03.04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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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상황시 냉각수 투입이 되려 압력용기 파열로 이어질 수 있어...
   
▲ (사진제공:백재현 의원실) 백재현 의원

[국회=글로벌뉴스통신]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의원(산업통상자원위, 경기광명갑)이 2차 수명연장을 심사를 앞둔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 안전성이 심각하게 취약한 상태이며, 안전성 평가의 핵심인 감시시편 시험의 졸속검사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심각한 취성이 진행된 고리1호기 압력용기의 위험성

감시시편(monitoring standard sample) 시험 졸속검사 우려에 대한 지적에 앞서 현재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 상태 및 원자로 압력용기 취성화의 개념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취성이란 뜨거워진 유리에 차가운 물이 갑자기 닿았을 때 깨지는 성질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 할 수 있는 개념이다. 두꺼운 강철판으로 만든 원자로 압력용기는 매우 강한 재질이지만, 오랜 시간 중성자에 노출되어 약해지면 냉각수 투입 시 깨져버리는 성질인 ‘취성’을 가지게 된다.
 
위와 같은 현상을 일으키는 지점의 온도를 측정한 것이 취성화 천이온도다. 이를 토대로 고온·고압인 원자로가 갑자기 냉각되면, 어느 온도에서 압력용기가 깨져버리는지를 측정한 값인 가압열 충격 허용 기준온도값이 있다. 이 두 측정 값은 원전의 안전상태와 사고 가능성을 가늠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표가 된다.
 
문제는 고리 1호기의 취성화천이온도가 1978년 가동 전 측정했을 때는 영하 23도였다가 1년만에(1979년) 82.8도로 급격히 올라갔다는 것이다. 1년 사이 급격히 올라간 상태로 37년간 가동되어 온 것이다. 고온․고압으로 가동되던 원자로에 비상상황이 생겨 긴급노심냉각이 필요해 냉각수를 투입했을 때, 영하 23도까지 버틸 수 있도록 만들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비상조치가 되려 사고를 불러 올 수 있다는 것이다(비상사태 발생, 그로 인한 갑작스런 냉각수 공급, 원자로에 균열이 있다는 세 가지 조건 필요).
 
가압열 충격 허용 기준온도값도 큰 문제이다. 국내 원전은 모두 섭씨 –9.4 ~ 59.4도의 값을 가지고 있으나 유일하게 고리1호기가 ‘05년 6월 151.2도의 측정값을 보였다(샤르피충격 시험 방식으로 측정). 이는 원전이 수명이 다할 때까지 최대흡수에너지는 68줄(J), 가압열충격기준온도는 149도를 넘지 않도록 정해놓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고시를 넘어선 것이다. 이에 2005년 1차 수명연장 당시 측정방식을 기존의 방식에서 다른 방식으로(마스터 커브 시험법) 바꾸는 편법을 동원했고, 이는 백재현의원실에서 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실장급)에게 확인한 바 있다(샤르피 충격시험으로 측정하였을때는 기준치를 초과하여 수명 연장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더욱 정밀한 시험법인 마스터 커브 시험법으로 추가 측정을 하여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힘).
 
2005년엔 감시시편 편법 시험, 2015년엔 감시시편 졸속 시험 우려?
 
고리1호기의 압력용기 취성화로 인한 취약한 안전성을 2005년 감시시편 시험 방식 변경이라는 편법으로 피해 갔다면, 2015년 현재는 감시시편 졸속 시험이 우려되고 있다. 고리1호기의 1차 수명연장은 2017년 6월 만료되는데, 최근 한수원은 2차 수명연장을 위해 관련 서류들을 작성하고 있으며,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에 따라 수명만료 2년 전인 2015년 6월 18일 까지 수명 재연장을 위한 보고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제출 시한이 4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원자로 압력용기 안전성 평가의 핵심인 감시시편 검사를 계획예방정비가 시작되는 3월 혹은 4월에 실시하려고 한다는 점이다(감시시편 검사 담당자 한국원자력연구원 OOO 박사를 통해 확인 - 감시시편 검사는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수행함). 수명 재연장을 위한 보고서 제출 시한이 2015년 6월 임을 고려했을 때, 감시시편 검사를 3월~4월 경에 실시할 경우 불과 2~3개월 남짓한 시간에 졸속으로 검사가 이뤄질 수 있는 우려가 있다. 인출 및 검사, 보고서 작성 까지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는 것은 지속적으로 제기된 안전성 문제를 회피하고,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은 채 2차 수명연장에 들어가기 위한 꼼수 및 졸속 시험이 아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2012년에도 고리1호기 압력용기 안전성 논란 해소를 위해 주민측이 추천한 7명의 전문가와 한수원측에서 추천한 3인의 전문가로 “고리1호기 원자로 용기 건전성 전문가 검토 T/F”를 구성하여 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 T/F의 최종보고서에서는 민간 측의 충분한 전문성을 갖춘 조사단을 구성하여 충분한 시간과, 자료 조사 및 현장 검사를 포함하는 종결 방식의 검증을 권고 한 바 있다. 만약 현재의 계획대로 3~4월경 감시시편 검사를 진행한다면, 당시 보고서의 권고를 무시하는 것이다. 원전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안전, 주민 수용성 두 요소를 간과하는 행위인 것이다.
 
이에 대해 백재현 의원은 “2005년 편법 시험으로 고리1호기 안전성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 원자로 압력용기 안전성 논란은 지난 2012년 고리원전 가동 정지 가처분 신청이라는 법정 다툼까지 간 바 있다. 2015년에도 졸속 시험을 한다면, 10년 전 꼼수 시험과 같은 일을 반복하는 셈이다” 며 “현재 집권여당의 대표는 고리1호기가 폐로 될 것이라고 하고, 그에 대해 주무부처인 산업부는 해명하는 엇박자 속에서는 당국의 원전 정책을 신뢰할 수가 없는 상황” 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12년 고리1호기 원자로 용기 건전성 전문가 검토 T/F에서 권고한 민간참여 종결 방식의 검증을 실시하여야 한다. 이를 통한 철저한 검사만이 잃어버린 신뢰를 불식시킬 수 있고, 안전성에 문제가 확인되면 망설임 없이 폐로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며 “노후원전인 고리1호기를 폐로하여도 전력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고 17%의 설비(전력)예비율이 남아 있다는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안전성 및 경제성, 전력수급 등 모든 측면에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고리1호기 폐로가 필요하다. 그 첫걸음이 원자로 압력용기 감시시편 검사의 민간참여가 될 것이므로 산업부와 한수원은 이를 필히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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