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
가래떡
송 영 기
꽁꽁 언 엄동설한 섣달 그믐 앞둔 날에
지게에 떡쌀지고 십여리 길 걸어가서
산촌의 물레 방앗간 어둑한 방 앉았네
근방의 동네서 온 대기 순번 길고 많아
하룻밤 뜬눈으로 지샌 차례 기다린 뒤
가래떡 금방 뽑으니 몰캉하고 따뜻하네
빙판길 엉금엉금 조심해서 돌아온 즉
불 지핀 구들방 안 기다렸던 온 식구들
설에 쓸 떡 뚝 잘라서 산 사람이 먼저 먹네
호롱불 심지 돋궈 자리펴고 둘러 앉아
할머니 고모 엄마 밤 늦도록 떡을 썰어
하품과 졸음 참으며 광주리에 채워 느네
(註) 산 사람 : 새해 설날 아침 조상 제사에 올릴 음식을 "산(살이 있는) 사람이 항상 먼저 먹고
맛을 본다"고 늘 엄마는 그리 말하며 내게 주었다.
(사진촬영 : 글로벌 뉴스통신, 시조시인 송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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