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세 해녀, ‘어부’ 안과의사 만나 실명위기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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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해녀, ‘어부’ 안과의사 만나 실명위기 벗어나
  • 김외득 기자
  • 승인 2022.02.1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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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어촌계 계원 정근안과병원 정근원장, 자가 공막이식수술로 다시 ‘물질’ 화제
(사진제공:정근안과병원) 궤사성 공막염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한 해녀 양모씨와 정근박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정근안과병원) 궤사성 공막염 수술을 받고 시력을 회복한 해녀 양모씨와 정근박사가 환하게 웃고 있다.

 [부산=글로벌뉴스통신] 궤사성 공막염으로 평소 물질에 힘들어하던 70대 해녀가 안과 의사를 만나면서 공막이식수술로 실명위기에서 벗어났다. 특히 3년차의 신참 같은 어촌계원인 안과의사가 수십 년 물질해온 같은 어촌계 해녀의 눈을 살려내 화재가 되고 있다.

정근안과 병원은 “정근원장(전 부산시의사회장)이 최근 공막궤양을 앓고 있는 해녀 양 모씨(70·부산 남구 용호동)에 대해 자신의 눈에서 공막 절편을 만들어 스스로 이식하는 자가 공막이식 수술에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2시간에 걸친 미세현미경 공막이식수술을 받은 양씨는 수술결과가 좋아 건강하게 물질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부산 남구 용호어촌계 소속인 해녀이다. 그녀는 20여 년 전 눈 안쪽으로 살이 자라서 검은 동자를 덮는, 이른바 눈에 백태가 끼는 익상편(군날개) 수술을 받았으나 바다 속에서 물질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지만, 몇 년 전부터 익상편을 수술한 쪽의 눈의 공막이 녹아내리는 ‘궤사성 공막염’이 발생하면서 눈 통증이 심했다. 급기야 시력도 떨어지고 물질까지 제대로 못하게 된 양씨는 대학병원을 찾았다가 눈 이식수술을 권유받고 자포자기 할 즈음 각막 치료분야 명의로 알려진 정근원장을 기적처럼 만났다.

정 원장은 3년 전 취미 삼아 작은 어선을 구입해 짬짬이 어로작업을 하면서 통발 어업권을 확보하고 소형선박 면허증까지 취득해 용호어촌계원에 등록했다. 지난해 12월 어느 주말, 오륙도 선착장에 배를 대다가 어촌계장으로부터 양씨의 딱한 사정을 전해 들었다. 정 원장은 급히 오륙도 선착장의 해녀실에서 양씨의 눈 검사를 한 결과, 동자가 파열되기 일보직전이었다. 눈의 흰 창이 녹아내려 그 안의 내용물이 바깥에 훤히 비쳐 보일 정도로 얇아져서 작은 충격에도 동자가 터져 실명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었다. 심각한 공막궤양으로 진단받은 양씨는 최근 정근안과 병원에서 2시간에 걸쳐 자신의 눈에서 공막 절편을 만들어 스스로 이식하는 ‘미세현미경 자가 공막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정 원장은 “조금만 늦게 발견했어도 양씨는 눈동자 파열 등으로 실명했을 것”이라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하면서, “익상편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이따금 안구 외벽의 공막이 엷어지는 공막연화증이나 궤사성 공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해당 환자들은 안과전문의에게 정기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근 원장은 같은 용호어촌계 소속인 양씨의 진료비를 일절 받지 않았다.

양씨는 “하도 눈이 아파서 큰 병원에 갔더니 눈 이식수술을 해야 한다기에 너무 놀라고 두려워서 포기상태였다”며 “천운이 닿아서 그런지 용케도 용호어촌계 회원 중에 안과 박사님이 계신다는 이야기를 어촌계장으로 듣게 돼 다시 눈을 뜨게 됐다”며 정근 원장에게 거듭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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