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종길 안산시장, 국회 의원들에게 호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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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 안산시장, 국회 의원들에게 호소문!
  • 김서정 기자
  • 승인 2014.07.2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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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안산시청) 제종길 안산시장
 우리는 푸른 꿈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한 순간에 스러져간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은 죄 많은 어른들입니다. 4월 16일, 설레는 마음으로 친구들과 선생님과 함께 몸을  실었던 수학여행...
그러나, 그들이 탔던 배는 어른들의 욕심과 탐욕, 그리고 무능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침몰하는 배안에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무능한 어른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말밖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 처음에는 주검으로 떠오르는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아니길, 현실이 아니길, 빌었습니다. 꼭 살아 돌아오리라는 믿음 때문에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하루 또 하루가 지나고 100일이 지난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하는 우리의 아이와 선생님들..
“돌아오라! 제발 돌아오기만 해라! 너의 몸이라도 안아보고 싶구나! 너의 얼굴이라도 쓰다듬고 싶구나!”  자식을 지켜주지 못한 애끊는 부모의 마음을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안산시는 반월공단의 배후도시로 30여년간 국가 산업 발전을 위해 시민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일구어 온 역동적인 도시입니다.  아이를 가슴에 묻은 엄마 아빠는 그 역동하는 도시의 성실한 주민 이었으며, 평범하고 누구보다도 따듯한 이웃이었습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자괴감에  휩싸여 국가에 하소연을 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족들은 왜 우리 아이들이 그렇게 무참히 침몰하는 배와 함께 사랑하는 이들의 곁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이유가 궁금할 뿐입니다.  단지 그것뿐입니다.

 슬픔을 위로받아야 할 엄마 아빠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지칠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전국을 동서로 그리고 남북으로 다니며, 또한 100리 길을 걸어가며,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법을 만들 수 있게 도와 달라고 읍소할 뿐입니다.

 살아남은 학생들은 그 끔직 했던 악몽에서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스러움에 하루하루 힘겨운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넉넉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생업에 종사하던, 사랑하는 아이들을 보낸 부모의 이웃인 모든 안산시민들은 그 슬픔과 억울함에 먹먹한 가슴앓이를 함께하며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즐거운 일에도 기뻐하고 흥겨워 할 수가 없습니다.

  그 동안 이웃들과 함께 고단한 몸을 기대고 소주 한잔 마시는 자리도 미안했으며, 부득이 함께한 자리에서도 즐거울 수가 없던 날이 벌써 100일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지 안산 시민만의 일은 아닐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어버이된 이로서 이렇듯 자식을 앞세우는 끔찍한 참사를 겪으며 누구하나 가슴 아파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입니다.

 이렇듯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  이들과 함께 하는 우리 안산 시민, 그리고 전국의 모든 부모들은  100일간의 참담한 시간을 보내며 하루빨리 이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밝힐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바라고 있습니다.
 
 국회의장님 그리고 여야정당 대표님!

 먼저 보낸 자식에 대한 아픔과 남아있는 자식들에 대한 걱정으로 힘들어 하는 사고가족은 물론,이들과 이웃하고 있는 지역 공동체가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도록 76만 안산시민의 뜻을 함께 모아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정부의 대책 마련과 특별법이 제정되기를 간곡히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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