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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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 (1편) 
  • 김진홍 논설위원장
  • 승인 2021.05.18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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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우체통, 편지함 모습     
(사진제공: 문근모)우체통, 편지함 모습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 

                                    "주소를 적고 이름을 적은 뒤 
                                    우편번호를 적으면,  
                                    받는 사람 얼굴이 떠오른다.

                                    편지지 가득 넣은 마음 한 장
                                    받아보고웃을지 슬퍼할지 
                                    조마조마하면서 부치는 편지,

                                    안부라는 게 그러그러 하고 
                                    사는게 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움이 멈추는 건 아니다.

                                    하늘이 맑으면 맑은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한 움큼 쥐어지는 그리움,

                                    그마저 조금씩 흘리며산다
                                    그렇게 뒤를 보면서 산다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          

내가 좋아하는 문모근 시인의 “월요일에는 우체국을 간다”란 시 전문이다.지금도 나는 아파트 출입문 드나들 때면 안쪽에 자리한 개별 우편함을 열어보는 습관이  있다. 비록 그것이 세금고지서. 신문대금, 관리비, 청첩장, 교통신호 위반 딱지, 개업인사 그리고 음식광고라도 없으면 마음이 허전하다. 지난해 여름 손가락 시리도록 주소와 이름을 썼지만 그 속은 전에 내 마음 전하는 손 편지글은 아니였다. 

그동안 나 자신도 편지글 써본지가 가마득하고 더구나 우표붙혀 본지는 더더욱 오래 전 일인 것 같다.편리한 시대에 산다고 이 메일이나 카톡으로 만 하루도 수 없이 왕래했을 뿐. 그런데 생각 밖에 근간에 아주, 아주 소중한 손 편지를 그것도 두통 이나 받는 즐거움을 경험했다.하나는 내가 교직에 있을 때, 이름과 얼굴조차 기억 안 나는 소위 제자라는 사람으로 부터 또박또박 손 글씨로 삶과 인생 그리고 생각을 적은 서툴지만 명확한 글씨로 된 봉투를 받았다.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그리운 고향산천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그리운 고향산천

구로동에서 아주 작은 교회를 이끌면서 적은 수의 신도들과 신심을 굳히면서 생활하고 있는 목사이다. 때로는 혼자 수도하는 마음으로 또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세계 여행을 다녀온 느낌과 기록을, 또는 국내 저 멀리 목포에서휴전선까지 자전거로 국토를  가로 세로 달리면서 자신이 보고 느낀 점 및 만난 사람들과의 정을 나눈 이야기를 특유의 만화 같은 그림과 함께 보낸 것이다.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빨간 아까시 꽃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빨간 아까시 꽃

알고보니 이 목사님은 몇 해 전부터 이런 손 편지를 지인들에게 보내서 정을 나누며 그 편지를 책으로 묶어 <여행, 나의 구루>란 책을 발간하기도 했던 사람이다. 우연찮게 어느 졸업생의 소개로 알게 되어 지금은 거의 2주일에 한번 꼴로 봉투 여는 즐거움을 내게 주는 제자이다.(2편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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