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마이삭이 남긴 상혼
상태바
태풍 마이삭이 남긴 상혼
  • 박은비 기자
  • 승인 2020.09.04 07: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재지변을 돈벌이로 이어가는 상혼
박형태무궁화봉사단회장
박형태무궁화봉사단회장

 

[울산=글로벌뉴스통신]지난 8월 27일(목) 기상청은 제8호 태풍 바비가 다가온다고 발표 했다. 중심기압 945h㎩, 최대풍속 초속 45m(시속 162㎞)로 매우 강한 강도로 발달했었다. 강풍반경은 320㎞에 달했다. 바싹 긴장한 나는 단단히 준비했다. 다행이 바비는 황해 쪽으로 향했고 급격히 세가 약해져 울산지역은 전혀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갔다.

일주일 뒤 지난 9월3일(목) 이번에는 9호 태풍 마이삭이 강한 바람을 몰고 동동진 한다고 했다, 이번에는 비(雨)보다 강한바람을 동반할 것이라니 철저히 대비하라고 했다. 집안의 상(喪), 진행해야 할 일 등 여러 일들로 뉴스 볼 시간도 없었고, 이번에도 큰 것이 아닌데 호들갑이겠지 하면서도, 혹여나 바람이 분 다고 .하니 단속이 안 된 곳이 있는지 가보려고 마음먹었지만 며칠 간 피로로 녹초가 되어 초저녁부터 골아 떨어졌다

새벽 2시 쯤 난리 통에 잠에서 깼다. 잘 나간다는 우리 아파트 두 가구의 외부 창문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미 1시 부터 마이삭은 강한 비바람을 뿌리고 있었다. 지인 몇 분들도 뜬 눈으로 밤을 지셌다고 했다. 예감이 이상하여 오전 5시 사무실로 향했다. 강한 바람은 그때 까지 가로수를 심하게 흔들고 있었다. 6차선 도로는 가로수가 뽑히거나 찢기어 널 버러져 있었고, 가장자리 중앙선 구분없이 바람에 날아온 온갖 물품들로 아수라장이었다. ‘큰 일 이구나’ 생각하고 급히 사무실로 향했다.

혹시나 처럼 세상에! 사무실 전면 유리창이 폭삭 내려앉았고 구멍이 나 있어 깜작 놀랐다. 다행이 분실된 것은 없는 것 같았고 다른 사람이 손을 댄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출근시간을 맞추어 유리도매상을 찾았다! 도매상은 유리만 잘라주지 시공은 다른 사람을 소개한다고 했다. 8센티 유리라 함부로 할 수 없이 방충망업체와 연결되었다. 세상에! 유리 값은 소매가(價) 10만원 인데 인건비가 20분 노동에 1인 25만원, 2인이 일을 해야 하므로 50만원이라고 했다. 직원이 급히 인터넷으로 다른 곳에 전화하니 다 카르텔을 형성해 놓은 듯 똑 같다는 답변만 메아리쳤다. 시간은 가고 퇴근 시간은 다가오고 달리 방도가 없어 사정하여 10만원 깎는 선에서 카드로 결제하면 부가세 포함이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출입자는 제한하였으나 태풍이 걱정이 되어 사무실로 나온 지인들도 난감해 했다. 신중년 한 분이 선생님 코로나로19로 모두 어려운데 다 예기치 않은 천재지변인데 조금이라도 양보해 주시면 안 되냐고 하자 그분들 왈 “이런 때 한 찬 안 하면 언제 올리나요!” 하는 말에 참말로, 참 말로다!!!

또 한 분이 거든다. “모두 아우성인 이런 판국에! 세상인심 참 숭상하네” 라며 혀를 찬다. 지난 8월 14일 초 재난전문자원봉사단으로 장마피해가 심한 합천지역 수해지원으로 비닐하우스 농가에 함께 갔던 지인은 “우리가 당해 보니 수재민들의 마음을 알 겠네” 라고 고개를 저었다.

상처가 채 아물 기도 전에 기상청은 더 센 태풍이 한반도로 다가온다고 발표했다. 제10호 태풍 하이선이다. 오는 9월7일(월) 오전부터 남해안은 영향권에 들고 마이삭처럼 동해안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한반도를 관통해서 수도권에 영향을 주고 북한으로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삭이 남긴 이런 이름다운경험(?)을 몇 분이나 더 하게 될지 코로나19 스트레스와 겹쳐 참으로 힘겨운 2020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