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의 말씀 --- 시 / 리울 김형태
상태바
연잎의 말씀 --- 시 / 리울 김형태
  • 장서연 기자
  • 승인 2013.07.23 21: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시 교육의원

 연잎의 말씀               --- 시 / 리울 김형태

 한 번쯤 마음껏 갖고 싶을 텐데

 흠뻑 젖고 싶을 텐데

 연잎은 욕심을 내는 법이 없다.

 움켜쥐는 순간

 잎이 찢어지고

 줄기가 꺾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

 속절없이 비를 맞으며

 연잎의 묵언을 듣는다.

 욕심을 버려라

 그 무게 때문에 너도 상처받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나니

 집착하지 마라

 강이 강물을 놓아주듯

 강물이 강을 스쳐 지나가듯

 비가 와도 젖지 않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버리고 또 버려라.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아버지의 빈 지게』중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