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고는 못 살아!”, ‘강해’ 경주로의 ‘핵이빨’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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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고는 못 살아!”, ‘강해’ 경주로의 ‘핵이빨’ 되다!
  • 박영신 기자
  • 승인 2015.04.16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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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마 ‘강해’, 결승선 100M전 추월당하자 앞선 말 엉덩이 무는 동영상 공개돼
   
▲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지고는 못 살아”, ‘강해’ 경주로의 ‘핵이빨’ 되다!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지난 4월 11일(토),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이 소동은 결국 경주마 ‘강해’(한국, 수, 4세)가 경주로의 ‘핵이빨’이 되는 사건이 됐다.

지난 토요일 문제의 렛츠런파크 서울 제10경주(1등급, 1800M, 레이팅 101-115)에서 결승점을 불과 100여 미터 남겨두고 ‘강해’(문세영 기수)의 평범하지 않은 고갯짓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이 때문에 문세영 기수는 잠깐 중심을 잃어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고, 우승한 ‘더블샤이닝’(장추열 기수)이 ‘강해’를 추월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중계를 지켜본 팬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강해’의 ‘핵이빨’이었다. 한국마사회는 재빨리 심의 결과를 알리는 한편, 심의를 위해 사용되는 정면영상을 공개하고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영상 속에서 ‘강해’와 ‘더블샤이닝’은 결승점을 앞두고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있었는데, ‘더블샤이닝’이 앞서나가기 시작하자 ‘강해’는 분을 이기지 못 하고 앞선 말의 엉덩이를 물려고 했다. 경주마의 고개가 갑자기 돌아가니 기수가 잠시 중심을 잃었던 것이다

한국마사회 홈페이지를 통해 경주마다 심판위원이 작성하는 보고서가 공개됐는데, ‘결승선 통과 직전 ⑥“강해”(문세영 기수)는 ⑧“더블샤이닝”(장추열 기수)과 경합 중에 “더블샤이닝”의 엉덩이 쪽을 갑자기 물려고 한 상황에서 기승기수 문세영이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었음.’이라고 기술돼 있다.

이렇게 한국경마계에 ‘핵이빨’이 등장했다. 문제의 경주에서 출발이 좋았던 ‘강해’는 시종일관 선두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결승선을 코앞에 두고 선두를 내주는 것이 무척이나 분했던 모양. ‘강해’에 기승했던 문세영 기수는 심의에서 “‘강해’는 정말 남자다운 말인 것 같다. 자존심이 보통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질 수 없다는 집념에서 비롯된 기행이지만, 투지와 근성만큼은 경마관계자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강해’는 1등급 경주 출전 때마다 주목받는 강한 마필이지만, 이제 관심의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핵이빨’은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상대선수의 귀를 물어뜯어 얻게 된 별명이다. 이후 우루과이의 축구선수 루이스 수아레스가 경기 중 상대선수를 무는 사건이 여러 번 발생하며 ‘핵이빨’이라는 별명은 이 선수를 가리키고 있다.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사람이라면 상대선수를 물어뜯는 행위를 ‘기행’이라고 치부할 만하지만, 동물이 선수인 경마에서는 경주마의 재밌는 행동으로 팬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한국마사회 정형석 심판처장은 “흔한 경우가 아니다. 나도 처음 보는 광경이다.”라며 “경주의 진행에 문제가 없었고, 경주마의 행동이 순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별도의 제제는 없었다. 대단한 근성을 갖추고 있는 걸 보니 ‘강해’가 잘 훈련된 마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 2월에 홈페이지를 개편하며 ‘심판정보 공지사항’ 등 심판과 관련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번 경주도 해당 메뉴의 ‘경주리뷰’에 문제의 장면을 동영상으로 게시했다. 팬들 입장에서는 기존에는 궁금한 게 있어도 해소할 방법이 없었는데, 새롭게 제공되는 심판정보 공지를 통해 좀 더 경마공정성에 신뢰할 수 있게 됐다며 해당 정보공개를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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