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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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 엄마
  • 박영신 기자
  • 승인 2022.08.24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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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탄탄)탄탄 스님
(사진제공:탄탄)탄탄 스님

[서울=글로벌뉴스통신]엄마

                                                                                 탄탄

엄마는 어릴 때는 민화투로
사탕을 따서
막내 삼촌과 이모들을 멕이고
시집와서 나와 동생들을
낳으시고도
고스톱의 스릴을 마냥 즐기셨다

'못 먹어도 고' 하시다가
어쩌다 진짜로
쓰리고에 피박 광박을 멕이고
돈을 좀 딴 날은
우리 어린 것 들도 마냥 신이 났다

외식 하는 날의 그 들뜸
외식 이라야,
고작 짜장면 이었지만,
그 때는 짜장면도 어디야
꿈 잘 꾸고 횡재 한 날이었지

아~

어떤날은 
신풍시장에서 회푸대 종이에
포장해 주는 통닭도 한마리
기마이 좋게 사오시고
돈을 잃거나 밑천이 없는 날은 
풀이 죽어 침울하셨지

난 어서 커서
돈 좀 벌어서 엄마 노름 밑천 벌어드릴려고
밥도 두 공기 먹고
동네 헌책방에서 책도 많이 보고 가끔은 외로운 성장통을 겪었지

어느 누군가의 엄마가
맛난 음식을 해주시고
더불어 그 음식을 얻어 먹은날은
인생의 횡재가 아닐 수 없다

꼭 그 자식이 된듯이
낼은 우리집안에서
유일하게 나랏돈으로
짬뽕도 시켜 드시는
자랑스런 통장님이신 
우리 엄마의 고스톱 솜씨가 좀 늘었나
여쭈어 볼 양이다

"어찌 화투 빨은 여전 하신기요?"
하고 
엄마는 씩씩하게 대답 하시리라
"고스톱쳐서 딴돈으로 적금 붓고 있다" 하시지나 않으실런지
누군가의 엄마도 꼭 우리 엄마처럼
소녀같이 유쾌하다.

 

-탄탄스님 약력-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장
자승스님을 은사로 출가
동국대 졸업(문학박사)
삼각산 적조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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