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지적 새겨듣겠지만 지금은 조직개편 고민할 시간 없다”
[국회=글로벌뉴스통신] 용혜인 기본소득당 국회의원은 20일(수)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감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기재부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며 “기능과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기재부 조직을 분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부총리는 13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 참가차 방미 중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최근 정치권의 기재부 조직 분리’ 논의에 대해 “내년 대선 후에 그런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전력투구해도 모자란데 거기에 신경 쓸 여력이나 시간이 없다”고 대답했다.
용 의원은 “코로나 대응이 급한데 그런 논의는 한가하다는 식으로 얘기하셔서 놀랐다”라며,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기재부의 모습이 기재부 개혁 논의를 촉발한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용 의원은 “부총리는 G20에서 한국의 코로나 대응을 자랑했겠지만, 진실은 가계부채와 양극화 악화에도 한국 정부가 재정건전성만 내세우며 재정지출에 소극적인 것”이라 말했다. 또 “국민과 국회가 원하는 예산사용이 기재부 반대로 번번이 좌절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용 의원은 기재부 개혁이 필요한 이유로 ▲기능과 권한의 과도한 집중 ▲기재부 출신의 고위직 장악 ▲공공정책에 대한 기재부의 지나친 간섭 등을 들었다.
용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합쳐 기재부를 만들면서 경제기획·예산편성·성과평가 기능이 집중되고 권한이 막강해졌다”고 지적했다. 용 의원에 따르면 미국은 예산편성권을 백악관과 의회가 나눠 가지고 기타 재정관리는 재무부가 담당한다. 일본은 재무성이 예산편성을 하되, 실질적 예산배분 결정은 내각부의 경제재정자문회의가 담당한다. 용 의원은 “한국만 특이하게 기재부가 이처럼 많은 권한을 가진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용 의원은 정부 요직이 기재부 인맥에 장악되고 있다며 청와대, 정부(장관급), 기재부 산하 공공기관 대표 중 기재부 출신 인사를 언급했다. 청와대의 경우 정책실장, 경제정책비서관, 경제수석 등 경제정책 라인이 모두 기재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국무조정실장, 국토교통부장관도 기재부 출신이다. “이러니 ‘기재부의 나라’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용 의원은 꼬집었다.
또 용 의원은 기재부가 공공정책에 사실상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노동·복지정책마저 경제논리를 관철한다고 비판했다. 올 초 고용노동부에서 실직자 보호라는 고용보험기금 본연의 목적을 강화하려고 사업 중 기금 목적에 안 맞는 일부 사업을 일반회계로 전환하려고 했으나 기재부 반대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고용보험 주무부처는 고용노동부지만 기금관리는 기재부와 협의해야 하고, 기재부가 반대하면 사업개편이나 요율인상이 불가능하다.
공공정책 결정에서 기재부 개입을 최소화할 것도 주문했다. 기재부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떼어내고,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등 기금운용에서 기재부의 정부위원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위 공직의 인적 쇄신도 강조했다. 기재부 장관, 차관, 국장급까지 고위공직을 정당과 민간 전문가에 개방해서 국민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지적을 새겨듣겠다”라면서도 “기재부는 코로나 대응에 전력투구하느라 조직개편을 고민할 시간이 없다. 국회 논의나 사회적 논의가 있으면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또 “기재부 1200 공무원은 재정원칙, 공공기관 효율성 관리 등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