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사)원재식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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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원재식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회장 취임
  • 오병두 기자
  • 승인 2014.04.15 23: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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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2일 오후 성균관명륜당 동재앞마당에서 19대 회장으로 취임

                                               취임사(원재식 19대 회장)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우리 성균관(成均館)은 공맹(孔孟)의 도(道)를 세우신 공자(孔子)님 이하 유교성인(儒敎聖人)과 온누리의 스승이신 현인(賢人)들을 공경하는 문묘향사(文廟享祀) 기능과 우리나라를 이끌 동량(棟樑)들을 양성하는 교육교화(敎育敎化) 기능이 있습니다. 

  공간구성으로 본다면 전묘후학(前廟後學)으로 앞쪽에 사당이 있고 뒤쪽에 학교가 있습니다. 즉 제향공간(祭享空間)인 대성전(大成殿)과 동서무(東西廡), 강학공간(講學空間)인 명륜당(明倫堂)과 동서재(東西齋) 및 부속 건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전체를 반궁(泮宮)이라고도 합니다.
 
  여러분들을 모신 이곳은 성균관 관원들이 근무하던 정록청입니다. 그리고 앞쪽으로 명륜당 동쪽 기숙사라고 할 동재(東齋)와 식당(食堂)이 있습니다. 동서재와 식당은 겨레의 큰 스승이신 퇴계(退溪) 이황(李滉), 율곡(栗谷) 이이(李珥), 사계(沙溪) 김장생(金長生) 선생님들이 숙식(宿食)하시며 공부하신 공간입니다. 

  그리고 저는 중요무형문화재 제85호 석전대제(釋奠大祭)를 2002년에 이수(履修)한 사람으로서 5년간의 전수교육을 받을 때나 수년간 교육 때에 명륜당에서 생활했었습니다. 오늘 모임 또한 명륜당에서 진행하고 싶었습니다만 현재는 명륜당 창호(窓戶)가 철거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접근금지로 되어 있습니다. 

  명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원형복원(原型復原)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강학당(講學堂)의 창호를 걷어낸 것이 원형복원입니까? 옛 선인(先人)들께서 한겨울에 창호가 없는 강학당에서 공부했다는 것입니까? 이 넋 나간 사람들이 참고했다는 자료가 일제시대에 창호를 떼어내고 찍은 사진이라고 하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하고 무엇을 위한 세계문화유산 등재인지 저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욱이 우리의 전통한옥 공간은 사람의 온기가 없으면 쉽게 폐허가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가 아니겠습니까? 여러분! 저는 박제화 된 공간이 아닌 삶의 공간, 살아서 숨 쉬는 공간으로서의 세계문화유산이 되어야 할 것으로 믿습니다. 

  전국에 사찰문화재가 많이 있습니다. 그 문화재 건물 안에서 스님들이 기거하며 수행하실 뿐만 아니라 요즈음은 템풀스테이에 수많은 참반인들이 모이고 있습니다. 왜? 퇴계선생님이나 율곡선생님 같은 겨레의 스승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이곳 성균관 공간은 유림들이 사용하면 안 되는 것입니까? 이렇듯 무언가 잘못되어가고 있는 일들을 바로세우는 것이 우리 성균관유도회 서울시본부의 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유도회는 글자의 뜻풀이로 본다면 선비 유(儒), 길 도(道), 모일 회(會)로서 선비의 길을 가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선비의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네 가지 마음에서 시작합니다. 

  남을 배려하고 측은하게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의 마음을 인(仁)이라 합니다.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수오지심(羞惡之心)의 마음을 의(義)라고 합니다. 그리고 사양하고 공경하는 사양지심(辭讓之心)의 마음을 예(禮)라고 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시비지심(是非之心)의 마음을 지(智)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의 본성에서 우러나는 이 인의예지(仁義禮智) 네 가지 마음씨를 살아 움직이게 서로 일깨워주는 것이 우리 유도회 유림(儒林)들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사람중심의 선비사상 재무장으로 우리 삶의 가치를 높이고, 나아가서는 우리나라의 품격을 높입시다!”라는 말씀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4년 4월 12일

          18대 성균관유도회 서울특별시본부 회장  원재식 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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