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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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의 눈물
  • 글로벌뉴스통신
  • 승인 2014.01.02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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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빈 지게'중에서

손톱의 눈물               --- 시 / 리울 김형태

 

 자꾸만 갈라지고 부서지고……

 손톱도 배가 고프면 부르튼 입술을 내밀고

 밥을 달라 조른다. 먹을 것도 없는데

 

오그라들고 죽어 가면서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간주조갑(肝主爪甲)이라고 간담에 신경을 좀 쓰세요?"

 "어지러운 세상, 쓰러지지 않으려면 빈혈약이라도 드세요?"

 

 이 사나운 루비콘 강을 건너려면

 누구 말대로 뒷돌을 앞으로 옮겨 놓아야 하는데

 그것도 혼자의 힘으로, 돌은 두 개뿐이고

 

 죽을힘 다했지만, 눈부신 뼈만 달고 온 '바다의 노인'처럼

 때때로 사무치는 아픔, 허탈함에 나의 촉수를 잃어버려

 송곳 하나 꽂을 마음밭이 없는데……

 

 후두둑 떨어지는 단비 같은 소식이 와야

 쩍쩍 갈라진 논바닥이 아물 텐데

 바스러지듯 허기진 상념과 남루한 영혼이여!

 

 죽은 엄마의 젖꼭지를 문다고 젖이 나올까마는

 그래도 봉숭아 꽃물 같은 피울음 가상히 여겨

 아내가 임신했을 때 먹던 철분제라도 찾아봐야겠다.

 

 1g의 긍정이 혹독한 겨울을 이겨 낸다 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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