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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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3)
  • 장서연 기자
  • 승인 2017.11.1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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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의 관측으로 부터 보호해야 할 군복, 나폴레옹 시대에는 왜 화려했을까?
             곽재영 교수 (국제대학교 군사학과)

[평택=글로벌뉴스통신]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각개 전투원의 생존성이 높아야 전투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전투원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첫 단계는 위장을 하여 적의 관측으로부터 노출되지 않아 적의 표적이 되는 것을 회피하는 것이다.

적에게 관측 되지 않기 위해서 군복은 산악지역, 사막지역 등 전투지역의 환경에 따라 카키색 , 얼룩무늬 , 디지털 등 주변의 환경과 색에 조화를 이루어 적의 관측으로부터 전투원을 보호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그런데 적의 눈에 띄지 않아야 할 전투복이 나폴레옹시대뿐 아니라 인류 역사 대부분은 눈에 잘 띄는 화려한 색과 형태가 일반적이었는데 과거엔 왜 전투복이 화려했을까?

■ 첫째, 무기가 발달하지 못해 근접전투가 치러졌기 때문에 피아식별과 민간인, 전투원의 구별이 용이한 화려한 색상의 전투복을 착용했다.

즉, 군복이 처음부터 위장 등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겼던 것은 아니다. 칼이나 창과 같은 병기를 쓰던 시대엔 부대가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매우 조밀한 밀집대형을 형성해야했다. 때문에 전투 시에는 피아가 뒤섞이는 혼전이 될 수밖에 없었고 따라서 위장효과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피아 식별이 용이한 눈에 띄는 화려한 색의 전투복이 필요했던 것이다.

■ 둘째, 병사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목적의 화려한 복장.

사기진작을 위해서는 눈에 잘 띄는 멋진 색과 디자인이 최고였다. 과거에는 경제수준이 낮아서 대다수 민중들이 헐벗어 좋은 의복을 입을 수 없었으며 좋은 의복을 입을 수 있는 확실한 경우는 군대에 가는 것으로 멋진 군복은 남성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군대에 지원하는 동기가 되기도 했다. "군대에 가면 번쩍거리는 칼도 차고 저렇게 멋진 옷도 입을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군인을 지원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시기는 다르지만 나치 독일 슈츠슈타펠의 군복도 이런 이유로 제정되었다.

■ 화려한 군복시대의 마감

그러나 무기가 발달하게 되면서 장거리 공격이 가능해지면서 화려한 군복의 시대는 마감하게 된다. 미국 독립군 전쟁당시 신무기인 총열에 강선이 파인 라이플 소총을 사용함으로써 당시엔 파격적인 200~300m의 교전거리를 확보하게 된다. 이로 인해 군대의 대열도 대규모 밀집대형에서 소부대 산개전투형식으로 바뀌었고 자신의 몸을 숨기는 것이 전술적으로 엄청난 우위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고 군복도 진한 녹색계열의 군복을 착용하게 되었다.

다른 사례로 흰색 군복을 입었던 영국군이 인도 용병대 반란 당시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였는데 흰색 군복이 저격병에게 좋은 표적이었던 것이다. 이를 깨닭은 영국군은 흙먼지를 군복에 비벼 위장했고 이것이 '카키색'의 연원이다. 카키는 힌두어로 흙먼지라는 뜻이다.

■ 우리나라의 군복 역사

우리나라 군복의 역사도 짧지 않다. 고구려의 군복은 별다른 기록이 없으나 무용총 등 벽화에 남아 있는 것을 통하여 짐작할 수 있는데 기마에 알맞은 마상의를 이루고 있으며, 머리에는 새털로 장식한 모자를 쓰고 있어 강건한 고구려인의 무상을 잘 보여 주고 있다.

백제, 신라도 특별히 군복에 대해 따로 기록한 것은 없으나 문관과 같이 계급에 따라 복색을 달리하였으며, 고려시대에 오면 화려하고 다양한 모양의 군복이 나타나며 관계가 높은 무관은 거의 복두 공복을 입었으나 그 밖의 군인들은 녹의라고 하는 좁은 소매의 웃옷을 입었다.

서구식 군대 복장은 구한말 고종때 도입됐다. 입는 용도에 따라 대예장 군장, 예장, 반예장, 상장 등으로 구분한게 특징이다.

6.25당시엔 군복이 없고 일본이 남기고간 일본군복에 계급장을 떼고 미군복과 혼용해서 사용했으며 1954년 9월1일 육군 잠정규정 23호로 군복관련규정이 처음 제정되어 통일된 규격을 마련하여 우리 군복이 탄생했다. 65년, 67년, 71년, 73년에 네차례에 걸쳐 군복의 일부 형태만 바꾸다 90년에는 형태는 크게 바꾸지 않은 상태에서 색상만 단색에서 얼룩무늬 위장색으로 변경했다.

현행 항균 방수기능을 개선한 디지털무늬 전투복은 2006년 최초로 개발돼 특전사 부대에 시범 보급됐고 2011년 10월 1일 국군의 날에 정식으로 공개했다.

■ 미래의 전투복

우리 군은 2020년까지 주위 환경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색상을 바꾸는 자동 온도조절 장치와 상처 감지, 치유 기능을 포함 소형 PC가 부착되고 생화학 방호능력까지 갖춘 첨단 군복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칠하면 빛을 반사하지 않고 사물을 통과하여 물체가 보이지 않는 메타 물질을 듀크대학의 David Smith 교수가 개발 하였는데 미군은 이를 적용하여 착용하면 투명인간과 같이 전투원이 보이지 않는 전투복을 개발하여 조만간에 실용화될 것으로 보인다.

■ 패션의 유행을 창조한 군복

실용성이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군복은 늘 패션도 추구했다. 나치 친위대 복장은 프로이센의 전통 군복에 디자이너 휴고보스가 선을 살렸다고 하며 참호에서 비를 피하던 영국군 외투 트렌치코트는 유행을 만들었다. 이를 디자인한 버버리는 아예 트렌치코트의 보통명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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