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 박상인작가의 문화 산책, “시계에 얼킨 잊어지는 추억”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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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 박상인작가의 문화 산책, “시계에 얼킨 잊어지는 추억” (2)
  • 김진홍 논설위원장
  • 승인 2022.06.10 2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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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로벌뉴스통신편집실) 영산홍꽃 과 민들레꽃
(사진: 글로벌뉴스통신편집실) 영산홍꽃 과 민들레꽃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지금도 내 손목에는 시계가 없다. 내가 교사 생활하고 철저한 시간생활 할 때 수업시간 맞추느라 값싸지만 정확한 시계를 구했던 적 있었다. 결혼하고 일 년쯤 지나서 월세 방에서 아이 분유 줄 시간 맞추고 지각하지 않으려 처음 마름모 꼴 벽시계 하나를, 그것도 월부로 사서 벽에 떡하니 걸어 놓고 보니 그렇게 흐뭇할 수가~.하여 그때 나는 우리 친구들 불러와 막걸리 파티를 했다면 요즘 사람들은 분명 웃을 기라고~.방학때 시골집에 가서 하룻밤 묵으면 벽에 걸린 사각 상자통의 유선방송(그 땐 그것을 앰프라 했다)에서 들리는 지금도 국영방송에서 틀림없이 울리는 정확한 시보 삐- 삐-가 시간을 알렸고.(이 시보가 나치의 괴수 괴벨스의 발명품이라니 좀 머슥). 

(사진:GNA 편집실) 추억속의 시계-1
(사진:GNA 편집실) 추억속의 시계-1

어느 핸가 겨울 방학 때 고향집에 가니 안방 벽에 커다란 진자시계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었다. 누군가 선물해줬다는 건데 울 멈마 말씀대로 시계 붕알이 왔다 갔다. 그게 정시에 징소리를 시각 데로 테엥- 테엥- 울렸지. 행여 소리가 안 나면 어머니는 나비 모양의 기구로 밥을 준다고 태엽을 부지런히 감았는데, 웃집 누구 할매는 시계 밥 주라 했더니 시계 몸통 안에 밥덩이를 숫깔로 퍼 너 었다는 소리도 들렸다.그 울림이 크던 벽시계는 새마을 사업으로 지붕개량 사업 할 당시 용수철이 잘려서 고물상에 넘겼다는 후일담도~~.

(사진 : GNA편집실) 추억속의 시계-2
(사진 : GNA편집실) 추억속의 시계-2

내가 결혼한다고 장모님은 버젓한 시계 하나 없는 나를 자못 안타까워 하셨던 모양, 그 당시로 최상은 아니더라도 제법 쓸 만한 시계 차라고 거금을 건내 주셨지. 나는 너무 좋은 시계 마음의 부담. 차고 다니기도 부담 된다고 아는 사람이 운영하는 시계방에서 그 당시 가장 시간 잘 맞고 실용적인 가격으로 파는 소위 미군 딸라 시계를 주신 돈의 1/7에 해당하는 값을 주고 샀고 나머지는 착하게도 여기 남았습니다. 하고 반납했지. 이 소릴 들은 친구 왈 마누라가 이쁘면 처가집 기둥에도 절한다나~~.

(사진 : GNA편집실) 2020년 출간한 박상인작가의 신간서적 "맥향사설"
(사진 : GNA편집실) 2020년 출간한 박상인작가의 신간서적 "맥향사설"

내 얼핏 들으니 시계 브랜드에도 엄격한 서열이 있단다. 어떤 직위의 사람은 어떤 브랜드쯤은 차야한다고~~. 그리고 그 서열이라는 게 휘귀성 뿐만 아니라 가격의 차이란다. 수억에서 부터... 좋은 시계, 좋은 반지 자랑하고픈 사람들은 머리가 자주 아파했던 시절도 있었지, 아이구 머리야.. 손목에, 손가락에 값나가는 반지가 번쩍번쩍...손목시계의 기능이 단순 시간을 알려주는 것 뿐 아니라 컴퓨터 통신 기능과 법죄 예방기능 등등 다양해져서 이겠지만...이건 우리의 삶이 그만큼 팍팍해지고 복잡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사진 : GNA편집실) 박상인작가의 열정적인 활동모습
(사진 : GNA편집실) 박상인작가의 열정적인 활동모습

내 풋시절 탈춤 배우려 삼성동 무형문화재 전수소 드나들 때 봉산탈춤 한 과장, 먹중들이 산사 절집마당에 모여서 읊어대던 불림 한대목이 자꾸 생각난다.“산중에 무일력(無日歷-달력)하여 철 가는 줄 몰랐더니, 꽃피여 춘절이요, 잎돋아 하절이라,오동낙엽에 추절이요, 저 건너 창송취죽(蒼松翠竹)에 백설이 펄펄 날이니, 이 아니 동절이 아니더냐~”. 분명 자연과 함께.. 신선의 삶이 이러할 것이로다,, 달력도 시계도 없는 그곳에서의 삶~.난 오늘 밤도 핸드폰에 충전을 하고, 그사이 밧테리가 소멸된 전자시계의 건전지를 갈아줘야 한다. 그리고 고향집 안방 윗목 벽에 그네를 타던 그 커다란 밥 먹는 벽시계의 태엥~ 태엥~하던 그날의 울림과 함께 그 때 그 시계를, 시간을, 세월을, 추억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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