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ESG 실천 방법론으로서의 날씨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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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ESG 실천 방법론으로서의 날씨경영
  • 논설위원 이경선
  • 승인 2022.01.13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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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편일률적 ESG 정보공개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

[강원=글로벌뉴스통신]우리의 삶은 기상기후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다. 인류의 역사가 기상기후 변화에 적극 순응하거나 대처해온 응전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그간에 가장 중요한 관심사는 기상으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각종의 리스크(안전저해요인, 손실요인 등) 관리였다. 그러나 기상정보는 활용하기에 따라서 새로운 유무형의 경제적·사회적 가치들을 발현하는 정보자원이 된다.

현 시점에서 우리 사회는 산업·문화·무역·교통·관광 등 사회 전 영역·전 부문에 걸쳐 기상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응용·융합시킴으로써 창발적인 부가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 구성원 모두의 행복감을 한층 더 배가시키는 방안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날씨경영은 자금 관리, 원재료 수급, 인적 자원 관리, 기계장비 운용, 연구 및 기술 개발과 적용, 정보 수집, 상품 개발, 유통, 판매, 서비스 제공 등 사업 과정 전반에 걸쳐 기상정보를 고려하거나 접목함으로써 효율적으로 소비를 견인하고, 각종의 자원과 비용 및 사회적 리스크 등을 낮추는 등 결과적으로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효과를 구현하게 된다.

날씨경영은 기후변화 위기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기도 하며, 기후변화협약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및 ESG를 이행하기 위해 구체화된 실행 방안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와 규범이 강화될수록 기상정보에 기반한 경영, 기상기후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경영인 날씨경영(기상과학경영)은 국제사회(세계기상기구)의 날씨경영 리스크 평가, 국제표준화기구(ISO)의 기후변화 적응대책 표준 등)의 실행 방안으로 부각될 것이다. 국내 기업 등은 이에 선제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국제사회는 기업에 대해 CSC(기부, 자선 권장)나 CSR(사회적 책임 강조) 요청 단계 등을 거쳐 사회적 책임의 구체적 이행 성과나 선한 영향(사회적 가치) 등 이른바 CSV(공유가치 내지 사회적가치 창출)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논의가 진척되어 왔다. 여기서 CSV를 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의 항목으로 재구성(재배열)한 것이 ESG 지표라 할 수 있다. ESG는 향후 인류사회의 관심사에 따라 또 다른 네이밍으로 개칭될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이제 기존 재무정보(부동산 등 자산, 수익, 부채, 생산물 등) 공개와 더불어 ESG라는 비재무적 요소(기업 외부로 잘 드러나지 않는,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활동 양상과 그 안에 내재된 중대한 리스크들)를 더욱 적극적으로 공개하여 투자자들의 알 권리를 충족해야 한다. 이러한 비재무적 요소의 공개 여부는 아직까진 자율에 맡겨져 있으나 점차 강제화되어가고 있다.

ESG 정보 공개 항목 및 등급 등 평가지표가 명확하게 표준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나, 국제사회에서든 국내에서든 공통 항목은 정립되어 가고 있고, 여러 정부 부처에서도 저마다 ESG 공개기준(평가지표) 표준을 수립 중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ESG는 모든 업종의 기업이나 산업계에 일률적인 평가지표를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어렵거나 부적절한 측면이 있다. 깊이 들여다 볼수록 ESG 지표와 평가내용들이 얼마나 이어령비어령(혹은 기교적 서술)이 될 수 있는지 간파된다.

국제기구 및 주요 국내외 평가사, 정부 등에서 제시한 표준 ESG 평가지표를 기준으로 삼더라도 ESG 이행정보 공개 항목에 맞추어 비재무정보 공개를 추진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들마다 ESG 이행 내역이 천편일률 비슷해지는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특히 동종의 산업군·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이미 기업들의 CSC나 CSR 단계에서도 그 나름의 성과들이 천편일률 유사해져 ‘기업이 좋은 일 했구나’ 하는 긍정적 평가 외에 별다른 차별화를 기하지는 못했다. ESG 열풍도 기업의 체질은 바꾸는 데는 분명 기여하겠지만, 결국 ‘기본값’이 되는 것일 뿐이지 차별화에는 한계가 있다.

ESG 항목을 이행하고 그 내역을 공개하게 된 단계까지 이르게 된 것만으로도 인류 사회의 커다란 진전으로 여길만하다. 허나, 투자 유치를 염두에 둔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히 ESG 이행 방식을 처음부터 개성있게 차별화하지 않는 한 기업들마다 ESG 공개 정보의 내용이 유사해지는 현상은 불가피하다. 전담인력과 진단 수수료 등을 들여 ESG를 공개했지만 투자자에게는 그저 그런 참고정보에 불과해지는,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형국이 벌어질 것이다.

따라서 현재는 ESG 정보공개기준(평가지표) 정밀 설정 및 통합화(표준화)가 관건이라고들 하지만, 머지 않아 ESG 공개 내용의 ‘차별화’가 또 하나의 당면 과제가 된다. ESG는 단순히 ESG 공시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형식적 기본요건을 충족하는 단계에 머무르기보다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한계와 모순을 인식한 기업들로 하여금 스스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환경적, 사회적, 구조적 요소가 창출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상정보 활용 날씨경영에 기반한 ESG 이행은 기상정보 획득 과정, 기상정보의 내부 공유 과정과 그 정도, 기상정보를 토대로 위험성·활용성·고객심리 변화 등 다각적인 관점을 고려하여 의사결정을 하거나 생산·유통·판매·인력관리 등 사업 방식을 달리하였다는 내용들이 명확하게 기록으로 남게 되고 (기상정보라는 과학적·객관적 예측에 기반하여 의사결정 등이 이루어지므로) 이를 입증(설명·공개)하기도 용이하다. 이런 점에서 ESG 이행과 정보 공개 방법론으로써 날씨경영이 매우 효과적으로 동원될 수 있다.

더군다나 기상정보는 수시로 혹은 종종 있는 상황 정보가 아니라, 매일매일, 매달, 매분기, 매년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관한 과학적 객관적 분석 정보이므로, 이러한 연속적이고 반복적인 기상정보에 대한 사전사후적 검토, 상시적 및 중장기적 검토 과정 등은 다른 어떤 ESG 항목 이행과 그 결과 기록 과정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객관성, 과학성, 연속성을 보여준다.

특히 ESG 공시가 자율에 맡겨질 경우 해당 기업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공시하고 불리한 정보는 공개하지 않는 등 이른바 그린워싱(green washing) 행태가 우려되고 있다. 그런데, 기상정보에 기반한 날씨경영, 기상정보에 기반한 ESG경영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상시적인 대응체계이므로 그린워싱 시도를 억제한다. 날씨예보가 종종 틀릴 수는 있어도 예측된 날씨에 어떤 대응 논의와 현장 조치를 취하였는가는 흔적으로 남는다. 투자자나 소비자들은 그 투명한 흔적을 신뢰할 것이다.

 

 

 

논설위원 이경선

서강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 행정법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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