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1호 민원에도 진정성 없던 외교부, 수습의지는 대통령만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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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1호 민원에도 진정성 없던 외교부, 수습의지는 대통령만 있었나?
  • 주성민 기자
  • 승인 2021.10.2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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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데이지호 계약부터 수색까지의 과정 담은 자료분석
선박, 선원 보험문제, 정부관계자 비행기표 문제 등으로 계약 체결 지연
오션인피니티사는 수색장비도 제대로 준비 안 된 상태였던 상황

[국회=글로벌뉴스통신] 2017년 5월 20일, 대통령 취임 1호 민원이었던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조치. 당시 대통령은 수색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관계 부처에 원인 규명과 적극적인 수색을 지시했다. 하지만 정작 외교부는 수색작업에 진정성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사진제공:김영주의원실) 김영주 국회의원.
(사진제공:김영주의원실) 김영주 국회의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더불어민주당/영등포갑)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스텔라데이지호 계약과정 관련 자료 문건’을 살펴본 결과,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업체 선정부터 계약과정 및 수색작업까지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영주 의원은 외교부로부터 총 228페이지에 달하는 양의 자료를 제출받았다. 대부분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자료였다. 이 중 대부분은 외교부와 수색업체였던 오션인피니티사가 계약과정에서 주고 받은 영문 이메일 사본과 수색작업 당시 주고 받았던 이메일 사본이다.

외교부와 오션인피니티사가 주고 받은 이메일을 살펴보면, 계약과정에서 유해수습과 관련된 언급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업체는 선정됐지만 계약이 체결되고 수색작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되기까지 2개월 이상이 걸린 이유도 파악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히 수색업체 선박과 선원들의 보험료 문제 등을 협상하다가 늦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현장에 방문할 외교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의 인원을 조율하고 비행기표와 비자 신청에 필요한 정보를 요구하는 등을 요구하며 시간을 지체했다. 이에 지난 2019년 1월 3일, 업체는 ‘사고해역 위치정보가 더 급하다’며 오히려 외교부를 설득해 자료를 요청하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스텔라데이지호 수색을 위해 선정된 오션인피니티사는, 업체 선정당시 기술력과 장비 준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2019년 1월 30일에는 업체가 수색선박에 대해 수리가 필요하다고 외교부에 연락했지만, ‘출항, 수색 날짜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한국언론과 국민들이 난리 날 것이다’라고 엉뚱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그밖에 수색선박이 출항해 수색지점으로 벌써 향하고 있었지만, 외교부는 선박출발 시간도 파악하지 못한채, ‘한국 언론에 보도자료를 보내야 한다. 향후 출발일시, 위치’ 등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등 수색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정부기관이 맞나 싶을 정도의 질문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외교부는 스텔라데이지호 수색, 구호작업에 집중하기 보다는 언론 반응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었다. 오션인피티니사와 주고 받은 200페이지 가까운 이메일에 언론에 대한 내용을 8차례 언급하며, 매우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2019년 2월 20일경 유해추정물체를 발견하고, 국내에서 유해수습 지연에 대한 의구심과 질문이 시작되자, 뒤늦게 유해수습을 요청하며 추가 비용 등을 문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오션인피니티사는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계속 요청하는 것에 대해 불쾌하다’는 식으로 답변함과 동시에 하루에 2억원이 넘는 비용을 언급하며, 재수색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부는 오션인피니티사의 답변에 잔금 미지급 등과 같은 초강수를 뒀지만, 계약조항에 없는 내용으로 추가 수색을 이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영주 의원은,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2차 수색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2차 수색 준비에 있어서 실종자 가족을 두 번 울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끝으로 "실종자 대책위와 긴밀하게 소통하고 국내외 해양전문가, 수색 전문업체를 찾는 등 필요한 노력을 다해야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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