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사, 발전사 회사채에 묻지마 A등급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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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발전사 회사채에 묻지마 A등급 남발
  • 주성민 기자
  • 승인 2021.10.06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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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 발전업 관련 회사채 전부 A등급, 55%는 AAA 등급
신용등급 강등 건은 전체의 9%에 불과
민형배 “좌초자산 제대로 예측 안한다면 신용평가사도 기후악당”

[국회=글로벌뉴스통신] 최근 10년간 국내 신용평가사 3사가 발전업 관련 회사채에 전부 A등급을 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절반이상인 55%에는 AAA등급을 부여했다. 기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등급을 남발한 신용평가사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제공:민형배의원실) 민형배 국회의원.
(사진제공:민형배의원실) 민형배 국회의원.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각 신용평가사로부터 금융감독원을 통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10년간 발전업 관련 회사채에 신용등급을 부여한 건수는 총 927건이었으며, 927건 전부 A등급 이상을 부여했다.

신용평가사별 등급별로 현황을 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225건(58.9%)에 AAA등급을 부여해 3사 중 AAA등급을 가장 많이 부여했다. 나머지 108건(28.2%)에는 AA등급, 43건(11.2%)에는 A등급을 부여했다. 한국신용평가는 57.1%인 211건에 AAA등급, 30.5%인 113건에 AA등급, 12.1%인 45건에 A등급을 부여했고, 한국기업평가는 79건(44.8%)에 AAA등급, 60건(34%)에 AA등급, 37건(21%)에 A등급을 부여했다.

발전사업자들의 회사채는 시장에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50탄소중립이 선언되면서, 석탄 등 탄소를 배출하는 방식의 발전업을 영위하는 기업에 대한 좌초자산화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삼척화력발전을 건설중인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가 시장 수요가 없어 미매각된 바 있다. 당시에도 삼척블루파워의 회사채는 AA등급을 유지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 능력 정도에 따라 AAA부터 D까지 10등급으로 분류되며, AAA부터 BBB까지는 원리금 상환능력이 인정되는 투자등급이다. 특히 A등급 이상은 원리금 지급 능력이 “우수”하며, AAA등급은 원리금 지급능력이 “최상”이다. 따라서 향후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따라 가동률 등에 의문이 제기되는 발전사업자에게 A등급 이상의 신용등급이 남발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신용평가사들은 시장상황이 바뀔 경우 신용등급을 조정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신용등급을 수정한 사례는 전체 927건 중 84건에 불과해 전체 회사채 신용등급의 9%에 불과한 것이다. 9%중에서도 B등급으로의 강등은 하나도 없었고, 대부분 A등급 내에서의 조정이었다.

자료를 분석한 민형배 의원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은 투자자들의 투자결정에 기초가 되는 만큼 발전사업자에 대한 A등급 남발은 석탄금융 등이 지속되게 하는 근본 원인” 으로 작용해왔다며, “신용평가사들은 3사에 의한 과점시장을 형성하면서,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흐름이나 미래예측을 제대로 하지 않고 정부보증이 되는 발전사업자에게 무조건적인 A등급을 부여하는 도덕적 해이를 지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본시장법상 신용평가사는 사업, 경영, 재무 위험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제대로 예측하지 못할 경우 처벌 조항은 없다. 민형배 의원은 신용평가사가 기후위기에 대한 위험도 필수적으로 고려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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