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년, 국내기업 K-자형 양극화 뚜렷'2020년 상장사 재무제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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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국내기업 K-자형 양극화 뚜렷'2020년 상장사 재무제표 분석'
  • 권혁중 기자
  • 승인 2021.04.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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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글로벌뉴스통신]2020년 코로나19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거둔 성적표는 기업규모별, 업종별로 뚜렷이 명암이 갈렸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 이하 ‘한경연)이 2018∼2020 매출액 데이터 모두 있는 기업(자료: KISVALUE, 2021.3.30, 별도(개별) 재무제표 기준)인 코스피 및 코스닥 비금융 상장 기업 1,017개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상장사 영업이익이 24.9% 증가했음에도 상장사 4개 중 1개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상·하위 20% 기업 간 매출액과 영업이익 격차가 확대된 가운데, 업종별로도 의료·제약, 전기·전자 등 코로나 수혜업종과 유통 및 대면서비스 등 피해업종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영업이익이 증가한 업종 내에서도 상위 3개 기업이 업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상장사 실적이 양호해 보이지만,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 등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K-자형 양극화] 영업이익 늘었지만, 상장사 4개 중 1개는 이자도 못 내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 매출액은 1,076.1조원으로 2019년 1,093.0조원 보다 16.9조원(△1.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19년 53.9조원 보다 24.9% 증가한 67.3조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영업이익 53.9조원은 2018년 대비 50.2% 감소한 수치. 2020년 영업이익은 2019년에 비해서는 크게 증가했으나 2018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인 기저효과와 코로나 반사이익을 누렸던 반도체, 가전 등 주력산업의 이익률 개선 때문이다.

영업이익 증가가 코로나 수혜업종과 일부 기업에 집중되면서 기업 간 K자형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매출액 최상위 20%와 최하위 20% 간 평균 매출액 비율. 영업이익은 최하위 20%의 수치가 마이너스 값을 가지기 때문에 배율 계산이 불가능해 최상위 20%와 최하위 20% 간 차이를 사용하는 상장사 매출액 5분위 배율은 2019년 266.6배에서 2020년 304.9배로 확대되었다. 매출액 상·하위 20% 기업 간 평균 영업이익 차이도 2019년 2,386억원에서 2020년 3,060.2억원으로 674.2억원(28.3%) 늘어났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내는 기업의 이자지급능력을 평가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기업의 수는 2019년 249개에서 2020년 255개로 6개 늘어났다. 이는 상장기업의 25.1%에 해당한다.
 

[업종별] 영업이익 증가율, 의료·제약 125.7% vs 기계 △72.8%

K자형 양극화는 업종별로도 뚜렷했다. 코로나 진단키트 등에 대한 수요 증가로 지난해 의료·제약업종은 영업이익이 2019년 대비 125.7% 급증했다. ‣전기·전자(64.0%), ‣음식료(27.4%), 소프트웨어·인터넷·방송서비스(18.6%) 등 비대면화 수혜 업종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음식료 업종은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집밥’ 수요가 늘어나면서 HMR(가정간편식)을 중심으로 수혜를 입었다.

반면, ‣유통 및 대면서비스(△26.4%), ‣사업서비스(△39.1%) 등 서비스 업종과 ‣기계(△72.8%), ‣운송장비(△38.7%), ‣철강·금속(△37.8%), ‣화학(△27.1%) 등 전통 제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9년에 비해 줄어들었다.

2020년 상장사 종업원 수는 108.0만명으로 2019년 109.1만명 대비 1.1만명 줄었다. ‣화학 △6,665명(△7.5%), ‣유통 및 대면서비스 △5,794명(△6.0%) 등 영업이익이 줄어든 업종에서 종업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SW·인터넷·방송서비스 △2,129명(△3.9%), ‣통신 △1,106명(△2.6%), ‣음식료 △1,012명(△2.1%) 등은 영업이익이 증가했음에도 종업원 수가 오히려 감소했다.

[업종 내 양극화] 업종별 상위 3개사가 영업이익 증가분의 60% 이상 차지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쏠림현상이 뚜렷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10% 이상 증가한 7개 업종(‘기타’ 업종 제외)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각 업종별 영업이익 증가분 중 상위 3개사의 비중이 62.7%에서 최대 191.8%까지 나타났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기업 수 기준 1.9%에 불과한 상위 3개사의 영업이익 증가분이 ‘업종 전체’ 영업이익 증가분의 91.0%를 차지했다. ‣운수·창고 (상위 3개사 비중 191.8%), ‣비금속(〃 175.0%)은 상위 3개사를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오히려 줄어들 정도로 업종 내 양극화가 심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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