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눈물” 이야기 (제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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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눈물” 이야기 (제3편)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1.03.16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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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겨울 철새들의 화려한 이동
(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겨울 철새들의 화려한 이동

[서울=글로벌뉴스통신]우리는 어릴적 부터 우는 것에 대해 엄한 가정교육을 받아왔다. 특히 남자들은 더, 철모르는 아기 때 울면 뚝! 아니면 그쳐! 로 감정 표현을 물리적으로 막았다. 산타 할아버지도 울면 안돼 선물 안줘..라 했지. 그리고 흔한 말로 사나이 세번만 울어야 한다고, 이 세상 태어날 때(呱呱之聲). 그리고 부 와 모가 돌아가실 때(天崩), 어디 살아오면서 울어야 할 억울하고, 슬프고, 고달프고, 거기다가 어찌할 수 없음에 울어야 할 일이 좀 많은가. 아니 저 예수님도 짧은 일생에 3번 통곡 했다지 않는가? 높은 지위, 잘 먹고 권세누리면서 잘 사는 사람은 눈물 흘리지 않았을까? 빛이 강하면 그림자가 더 짙는 듯 옛 궁중의 왕과 왕의 가족. 그들의 비단 옷자락에는 눈물이 괴인다는 말도 있더라.

요즘 한창 뜨는 트롯 경연 오디션에서 혹은 무슨 연말 대상 시상식 장면에서 수상자. 합격자의 뜨거운 눈물을 볼 수 있고 가수 등용문 이야기 대회에서 십수 년차 무명으로 노래 부른 가여운 신인, 탈락의 허무한 눈물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또 있다. 연예계의 사실뿐 아니라 어렵게 학교 졸업하고 2백 여 번 째 자소서. 이력서를 내고 아직까지 오라는 통지 못받아본 청춘들이 흘리는 눈물의 맛, 색, 온도를 생각하면 눈물이 가슴 속으로 흐른다.
게다가 울고 싶다고 어디서나 함부로 울 수도 없는 게 현실이다. 누구는 포장마차에서 깡소주 몇 잔 하시고 안으로 우는 사람. 그래서 그 아버지의 술잔에는 눈물이 반이라고 하지 않는가. 우리는 눈물만 흘리고 있을 수는 없다. 구슬 같은 눈물방울을 두 주먹으로 으께고 아님 어금니로 깨물어 삼키고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사진제공: 김진홍 논설위원) 시드니 여류 화가 Mr`s Cherry Kim의      아크릴화 작품  "꿈속의 마을"
      (사진제공: 김진홍 논설위원) 시드니 여류 화가 Mr`s Cherry Kim의      아크릴화 작품  "꿈속의 마을"

실로 내 무책임한 위로의 말이지만 인디안 속담에는 “눈물 없는 인생은 무지개 없는 인생이다” 란 말과 “사람은 자신이 흘린 눈물 마큼의 인생의 깊이를 안다”는 말도 있으니까. 그래서 괴테 선생도 “눈물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는 자 인생의 맛을 모른다”고 했으니...
어린 날 나의 별명은 울보였다. 정확히는 모르나 유독 눈물 많은 아이, 6.25 피난길에 찌그러진 냄비에 맹물로, 얻은 된장 한 숫깔 넣고 끌인 그 짜지도 싱겁지도 안한 국물을  뜨려, 더 뜨려 할 때 “야야 너는 된장만 푸냐”하시던 울 아버지 말씀에 닭똥 같은 눈물이..

 (사진제공:김진홍 논설위원)의왕시     왕림마을의 570년된 정승나무ㅡ      은행나무
 (사진제공:김진홍 논설위원)의왕시     왕림마을의 570년된 정승나무ㅡ      은행나무

아이들과 어름 판에 놀다가 젖은 양말. 바지 가랭이 를 논 귀퉁이 모닥불에 말리다가 태워먹고 엄마에게 야단 맞을 적에. 읍내 중학교 일 년 때던가 검정 물드린 교복 무명바지가 닳고 달아 흰색이 나고 거기에 덧덴 무릅이 뛰어나온 게 챙피 해서 큰집 제사 안 간다고 버티다가 울 엄마 울게 한 그날 나는 윤동주처럼 마당가 우물속을 드러다 보고 울었고, 흙돌담 틈사이를 괜스리 꼬챙이로 파면서 훌쩍 거렸지. 울어머니 마지막  가신날 병상에서 본 당신 배에 붙인 너덜거리는 파스 몇장이 나를 울렸고  저 <피에타>의 죽은 아들을 안고 있는 성모가 아니라 늙은 애미가 된 시간 나는 안으로 간장을 녹이며 울었지. 난 지금도 방송에서 신문에서 아들이야기 나오면 운다. 슬픈 노래가 나와도 자동버전 수도꼭지가 고장난 듯 흐른다. 결코 마르지 않는 샘이련가? (4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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