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눈물” 이야기 (제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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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눈물” 이야기 (제2편)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1.03.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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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논산시 탑정호의 출렁다리 해돋이 광경)
(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논산시 탑정호의 출렁다리 해돋이 광경)

[서울=글로벌뉴스통신]트롯 경연에서 글쎄 아홉 살짜리가 불러 대는 “미아리 고개의 눈물” 덩어리는 차라리 요즘 말로 우리를 ”웃프게 한다. 기독교 예술의 정수, 미켈란제로가 44살에 만든 조각 “피에타(Pieta)”를 보신 적 있으신지? 성모가 갖 십자가에서 내린 죽은 아들을 무릎 위에 앉고 있는 “성모의 눈물”, 이때의 흘린 성모의 지고지순한 눈물방울에서 피어난 꽃이 바로 <은방울꽃> 불러 Mader's Tears, 평생 온갖 힘든 일 하다가 마지막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왕방울 같은 “소의 눈물”이며, 살풀이춤 장단 긴 한삼자락의 젖은 눈물“이여...눈물은 꼭 슬플 때만 흘리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잘 못 보지만 미스코리아 최종 선발전에 진으로 뽑혀 왕관을 쓴 여인이 부모님, 무슨 미장원 원장님 등등을 외며 흘리는  젖은 검은 마스타라의 “감격의 눈물”. 운동선수들이 금메달 시상대에서 흘리는 “승리의 눈물”, 기억하는 이 있을 거다. 

(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논산시 탑정호의 해넘이 모습
(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논산시 탑정호의 출렁다리 해넘이 모습

2002미국 미술작품 경매장에서  팝 아티스트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만화같은 그림 “행복한 눈물 Happy Tears” 이 그림이 자그마치 716만불에 팔렸다나...그런데 얼핏 봐도 동서양이 눈물에 대한 생각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우선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듣고 우리는 운다(淚 눈물 흐리다)고 하는 데 서양에서는 새소리를 노래 부른다.(song)다로 적고 있으니 문화바탕의 차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눈물 흘리는 작용 즉 운다는 동사는 사람. 동물에만 있는 게 아니라 무생물인 돌 비석(碑石)에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옛사람들은 눈물 흘리며 우는 비석을 “우는 비석” 타루비(墮淚碑 墮;떠러질 墮, 눈물 淚)라고 했는데, 조심해야 할것은 우는 주체가 누구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우선 전라도와 경상도등지에 있는 타루비는 어떤 지방관속이나 구국의 영웅들의 아름다운 행적을 영원히 잊지 않고 그 공덕에 감읍해서 그 빗돌 앞에 서면 보고 싶어서 서있는 사람들 눈에 눈물이 나게 하는 비석이다. 

(사진제공:김진홍논설위원) 눈덮힌 덜궝나무의 예쁜 사랑표시
(사진제공:김진홍논설위원) 눈덮힌 덜꿩나무

송덕비 불망비등이 이에 속한다. 한편 표충사에 있는 사명대사의 <표충비>처럼 빗돌이 신기롭게 국국의 어떤 큰일 재난. 변고 .경사 등이 있을 때마다 그 비석에서 이유 모를 눈물을 흘려서 미리 민초들에게 알린다는 영험한 눈물의 빗돌로 혹자는 이 눈물을 “땀 흘린다”고도 한다. 우리는 눈물에도 맛이 있고 색깔이며 온도 차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예를 들자면 패배의 쓴 눈물, 서러운 시고 찬 눈물,  한 맺힌 붉은 피눈물 등등, 그러나 “어머니의 하얀 눈물”에 비교할 수 있는 눈물이 어디 더 있으랴.내 어머니 시절만 해도 <반보기>란 아주 특별한 행사가 있었지. 교통과 통신이 아주 불편하던 그 때, 산. 고개 몇 개, 강 건어 개울 건너 타지로 시집보낸 곱고 귀한 딸, 남녀간 내외법, 출가외인이란 법도가 시퍼렀던 시대, 어린 딸을 멀리 어느 가문에 시집보내고 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이 시집살이는 잘하는 지, 밥은 굼지 않는 지, 몸은 성한지, 궁금해질 때. 시댁 어른들의 배려로, 또는 시어른들 모르게 방물장수 중매장이와 연통하여 아무날 아무시 시집과 친정집의 중간지점 어느 고개 마루에서 친정 엄마와 시집살이 하는 딸의 짧은 만남의 순간을 <반보기>라 한다. 

(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봄맞이하는 버들강아지의 예쁜모습
(사진제공: 김연묵작가) 봄맞이하는 버들강아지의 예쁜모습

서로 중간지점에서 본다는 뜻의 <반보기>라 했다. 드디어 몇 발짝 앞에 나타난 엄마와 딸, 왈칵 달려들어 부등껴 안고서 흘리는 눈물, 이 눈물은 환희의 눈물일가 서러움의 눈물일까? 이런 때 <시인 이신경>은 이렇게 욿었다.“어머니는 눈물입니다 / 어머니 그 이름은 / 그냥 눈물입니다./하얀 눈물입니다.”우리는 어쩌면 눈물에 젖을 준비가 돼 있는 민족 일 수도 있다. 판소리 춘향전에서 이 도령과 춘향이의 오리정 눈물의 작별. 심청가에서 청이가 인당수(印塘水)로 떠나는 아침, 아버지와 딸의 슬픈 이별 그리고 인당수에 당도하여 청이가 고향 마을 쪽을 향해 아버지의 평안을 빌고 드디어 치마 뒤집어쓰고 풍덩 할 때 냉혹한 선원들조차 “못 보겠네, 못 보겠네 사람치고는 참아 못 보겠네(目不忍見)”를 부르는 대목에서 누구나 눈시울이 젖는다. 이 대목에서는 최류탄이 필요 없을 것 같다.(3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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