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GNA) 박상인의 숲&문화 산책, “떡 이야기”(제3편)
상태바
(글로벌 GNA) 박상인의 숲&문화 산책, “떡 이야기”(제3편)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1.01.18 2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글로벌 뉴스통신DB)전통 호박고지 찰 시루떡
(사진: 글로벌 뉴스통신DB)전통 호박고지 찰 시루떡

[서울=글로벌뉴스통신]지금이야 음식에는 철이 없지만 내 어린 봄날 우리는 개떡이나 쑥떡을 자주 먹었던 시절이 있다. 개떡의 원 의미를 알아보자. 쌀겨. 보릿겨, 밀기울처럼 곡식의 알맹이를 키로 또는 채로 골라내고 껍질이 좀 석인 껍데기나 찌거지 곡식, 껍질을 ‘겨’라고 하는 데 식량이 부족하던 보릿고개 시절 이것들도 아까워 그 <겨로 만든 떡인 겨떡이 개떡>으로 이름이 변했다는 게 정설이다.

“개떡이 떡이더냐?”, “개떡 같은 세상!” 할 때의 그 개떡이 눈물겨운 겨 떡이다. 쑥떡은 떡쌀가루에 봄 정기를 받아 밀고 올라오는 파릇파릇한 쑥잎을 넣어 만든 녹색의 향이 나는 별미 떡이고. 원래는 떡에 넣는 “떡 쑥”이란 풀이 따로 있었으나 지금은 귀하여 모든 쑥을 넣어 떡을 만들고 더 나가서 모시닢을 넣어 널리 알려진 모시 떡. 시금치 떡. 상추떡도 이 부류에 속한다.의례용 떡 중심점에 항상 시루떡이 있는 데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고만 환갑이나 소상. 대상 때 쓰는 시루떡의 부피는 그 떡을 해온 사람이나 집안의 품위. 재력. 효심의 크기와 정비례한다고 생각해왔다. 가령 어느 집 며느님 친정아버지의 대상일 때 사돈댁에서는 제물(祭物)을 엄청나게 준비해 간다. 이때 큰 도마 같은 판위에 시루떡이 켜켜이 오르는 데 그 높이가 몇 자(尺)인가가 중요하다, 한자가 30.3 cm이니 두자 석자로 높이려면 재료도 많이 들고 괴는 기술도 필요하다.

(사진:글로벌뉴스통신DB) 각종 전통 떡
(사진:글로벌뉴스통신DB) 각종 전통 떡

그 때 어느 마을에나 그 음식 쌓기 전문가가 있어 그 손을 안 빌리면 불가하다. 시대의 변천에 따라 그렇게 많이 하는 건 허세. 낭비 아닌 가 할 수도 있지만 원래 떡은 혼자 먹으려고 만드는 음식이 아니고, 귀신들도 떡을 좋아했고, 동화처럼 호랑이도 좋아했다고 한다.  특히 제사에 쓴 떡은 음복이라 하여 골고루 나눠먹고 이 때 조문 온 사람들 상(床)에는 원님도 한 상, 거지도 한 상 차별 없이 똑같은 메뉴를 똑 같게 내는 것이 정도이다.
그리고 초상 때 음식 내용은 질이나 양면에서 좀 허술해도 뒷말이 없다. 잘하면 다 준비해놓고 돌아가시도록 기다렸다는 뜻이 되니까 그러나 일주기 소상, 마지막 2주기 대상 때는 제사상과 음식이 풍족하지 않으면 조상 홀대 하는 불효자식이란 말이 퍼진다. 이러한 연유로 허례허식인 줄 알면서도 빚져가며 제사를 호화스럽게 치뤘다고 한다.(손님은 풍요롭게 대접하고 가정살림은 검소하게-待客不得不豊 治家不得不儉 =명심보감 치가편).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전통떡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전통떡

이 당시는 먹을 것, 특히 떡이 귀하던 시절이라 동네 아이들이 놀다가 다투거나 해코지 당하면 “너 자꾸 그러면 울 할배 죽으면 떡 안 준다”라는 웃지 못 할 말까지 생겼으니 배고프던 시절 슬픈 이야기이다. 그때는 마을 어느 잘사는 집에 큰일(잔치, 초사, 소상 대상 제사)이 있으면 온 마을이 2.3일 굴뚝에서 연기가 안날지경, 큰일 집에서 다 끼니를 해결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대목에서 자꾸 빈 들판가운데 떡 다섯 덩이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군중을 먹이고도 다섯 광주리를 남게 한 예수님의 “오병이어(五餠二魚)”란 기적이 생각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하여튼 떡의 주재료는 쌀이다. “쌀 한 톨 안에는 농부의 땀과 정성이 일곱 근 반”이란 말도 있고,  “밥 한 톨 버리면 그 죄가 일곱 근 반”이란 옛날 어른들 말도 있다. 쌀이 곧 소중한 생명줄 이였던 시절 이야기 이다. 우리는 저 유명한 심청전, 뺑파전에서 심봉사 후처 뺑덕이네의 그릇된 행실 묘사에서 그 여러 가지 비행 중에 가장 먼저 나오는 대목이 “쌀 퍼주고 떡 사먹기”가 들어 있다는 것은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전통 제주 오메기떡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전통 제주 오메기떡

밥 한공기의 무게는 약 200g, 이를 칼로리로 치면 약 300cal, 떡 무게 200g가 내는 열량은 백설기는 470cal, 송편은 680cal, 찹쌀떡은 무려 800cal로 측정되는 데, 이를 역으로 계산해보면 떡 한 덩이 만들 쌀로 밥을 지으면 밥 3공기. 다시 죽을 쓰면 초근목피를 조금만 첨가하면 죽 7 ∼8 그릇을 만들 수 있으니 보릿고개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밥 위에 떡 이다 라는 말은 그래서 그 당시에는 참말(진리)이였다.(계속)

박상인 작가는 30년 이상 중등교직에 근무 하였고, 현재는 은퇴 후  숲 해설가, 우리궁궐 지킴이, 생태 환경교육 전문가로서 후배들을 위해서 활발히 봉사 활동 중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