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의 말씀 --- 시 / 리울 김형태

서울시 교육의원

2013-07-23     장서연 기자

 연잎의 말씀               --- 시 / 리울 김형태

 한 번쯤 마음껏 갖고 싶을 텐데

 흠뻑 젖고 싶을 텐데

 연잎은 욕심을 내는 법이 없다.

 움켜쥐는 순간

 잎이 찢어지고

 줄기가 꺾인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온다.

 속절없이 비를 맞으며

 연잎의 묵언을 듣는다.

 욕심을 버려라

 그 무게 때문에 너도 상처받고

 많은 이들을 힘들게 하나니

 집착하지 마라

 강이 강물을 놓아주듯

 강물이 강을 스쳐 지나가듯

 비가 와도 젖지 않은 인생을 살고 싶다면

 버리고 또 버려라.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면서

-『아버지의 빈 지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