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빈 지게' 중에서- 김형태 시

죽은 꽃나무

2013-04-01     권혁중 기자

 죽은 꽃나무 --- 시 / 리울 김형태

 멋진 화분 안의 꽃나무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돌보지 않는 사이

점점 여위어 가다 끝내 호흡을 멈추었나 보다.

 꽃나무는 살기 위해

손가락 발가락을 찢고 또 찢어

천수관음이 되도록

화분 전체가 뿌리로 뒤덮일 만큼

 물 좀 주세요!

날 한 번만 봐 주세요!!

제발, 제발 살려 주세요!!!

 사무치도록 발버둥 몸부림쳤을 텐데

아무도 귀 기울여 주지 않았다.

 차라리 화분 밖에 있었더라면

자연의 바퀴에 따라

꽃도 피우고 열매도 맺었을 것을……

 어제 자살한 학생도

차라리 학생이 아니었으면 죽지 않았을 것을……

 .◆시집『아버지의 빈 지게』에 실린 시 1편 소개.(서울시 교육의원 김형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