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박상인의 문화산책, “갱식과 죽”이야기 (제1편)

2022-03-08     김진홍 논설위원장
(사진:글로벌GNA) 박상인작가 모습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이건 좀 궁상스런 음식 이야기 일 일수도 있겠다. 이 시간에도 전국 맛집 앞엔 원근, 값의 고하를 막론하고 손님이 긴 줄을 서서 입맛 다시며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메스컴은 다가올 대선 이슈 못지않게 먹방 (먹는 방송)에 연일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니, 코로나 팬더믹이니, 사회적 거리두기니, 해도 음식물 배달 매출은 연간 수 백 조에 이른다는 통계도 우리들을 경악케 하고 있다.

나는 우연히도 얼마 전 한 T.V 프로그램에서 얼굴이 잘 알려진 한 배우가 전국 마을 골목골목을 돌면서 그 지역 풍광을 이야기 하는 장면에서, 역사의 마을인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안쪽 마을을 탐방하던 날, 그곳 어느 맛 집에서 “효종갱”이란 생소한 이름의 음식을 소개하는 걸 시청했다. 처음에는 아마도 조선 16대 인조 임금님 다음의 효종(孝宗)대왕과 관계된 무슨 죽 아닌가를 생각 했지만, 알고 보니 새벽 효(曉), 종소리 종(鍾), 죽 갱(羹)이란 의미가~, 즉 한양에  새벽종 파루(罷漏)소리 울릴 때 먹는 음식을 이른다 한다. 음주 후 속 풀이하는 해장국 또는 술을 깨게 하는 성주탕(醒酒湯)과 같은 말 이였다.

호학(好學) 이랄 수는 없지만 궁금한 것은 못 참는 내 본성에 여기저기를 뒤져봤더니, 조선 중기 이후 남한산성 근처 식당가에서 곡식. 나물. 육 고기. 해산물 등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 음식을 큰 통에 넣은 다음, 식지 않게 솜이불 같은 단열 보온재로 싸서, 지고, 이고, 끌고 하여 한양 도성 안 대갓집 마을에 가서 밤새 근무한 양반들. 과음 숙취한 활량꾼들, 야경 돌고 나온 수라꾼들에게, 지금의 해장국 비슷하게 인기 가 좋았던 음식이 바로 효종갱(曉鐘羹)이란다. 

최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한국 배달음식의 시조가 냉면이라고 소개하지만, 절대 아닌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은 냉면을 배달음식 제 1호라 꼽지만 사실이 아니고 기록에 의하면 앞서 말한 효종갱이 먼저라는 증거가 1925년 최영년이 쓴 해동죽지(海東竹枝)란 책에 쓰여 있다.(2편에서 게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