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 가을날 이별 " - 오호현 시인
2021-11-30 송영기 기자
[서울=글로벌뉴스통신]
"가을날 이별" - 오호현 시인
가을 날 이별
오 호 현
깊어 가는 시월의 어느날
떨어지는 오색 단풍
낙엽이 되어 날리던 날
소녀의 해맑은 눈망울
그렁그렁 맺히더니
소년를 바라보던 소녀는
양 볼 보조개 벙글어지네
소녀는 소년를 끌어당기며
"너 이리와 가까이 앉아"
소년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고
두 사람은 한 몸이 되었네
이제는 세월이 지나
머리엔 무서리 내리고
반백이 되어버린 소년은
소녀와 같이 앉아 속삭이던
그때 그 시절 그 공원
벤치에 홀로 앉아 추억하니
흩어져 날리는 낙엽속에서
소녀 눈물 지으며 멀어져 가네
인송 오호현 시인은 2021년 11월 28일 제1회 한용운문학상에서 중견부문 특별창작상을 수상하였는 데, 위 인용시는 아마도 누구나 다 한번쯤 겪었을수도 있을 법한 어제같은 청소년 시절의 아련한 추억의 한장면을 떠 올리게 하는 바가 있고, 난해하지 않게 먼 지난날에 대한 그 마음을 잘 엮어 담았다.
문학평론가 이혜선 시인은 심사평에서 "무기교와 쉬운 언어 사용"을 한 시 작품으로 "소년과 소녀의 사랑과 이별을 노래하고 있다"면서, " 오색 단풍잎이 '낙엽되어 날리던 날' 이라는 만남의 시기에 벌써 이별을 예비하는 복선(伏線)을 안고 있다. 또한 시간이 흘러서 반백이 되어버린 소년 홀로 그 공원을 찿아 옛날을 회상하는 마무리 장면을 통해 우리들 삶이 가야하는 숙명을 제시해 주고 있다"고 평했다.
오호현 시인은 전남 함평출신으로 현재 희망코리아(주) 대표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