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고향의 아재비

2021-11-09     송영기 기자

[서울=글로벌뉴스통신]

 

 

(11월 7일 일요일은 음력 10월 3일 입동이었는 데, 비가 올것이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다행히 날씨가 청명하고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시골 산소에가서 묘사를 지내기에는 더없이 좋은 늦가을이었다. 나는 고향의 저 앞산 선개산 仙盖山 일명 느릅산/느름산을 좋아하여 유산 楡山 이라 자호 自號하여서 낙관도 새기고 자랑스럽게 한참 동안을 사용하였었다.)

 

 

                 아재비 * 

                            송 영 기

 

나이가 몇살 아래  항렬로는 '아재비'로

젊을 땐 나를 보고 형님이라 불렀는 데

이제는 나도 마음 바꿔  '아재'라고 불러주네

 

해마다 음력 시월 시사(時祀)*를 지낼 때에

축문에 초헌으로 '아제' 이름 축(祝) 닦아서

옆에서 독축을 하니 믿음주고 믿음갖네

 

(註) * 아재비 : 아재 (아저씨), 종숙부(從淑父) 5촌

     * 시사(時祀) : 묘제(墓祭), 제향(祭享)

  음력 시월 보름 전에 5대조 이상의 산소에서 제사

 

(고향의 푸른 하늘에 뜬 저 흰구름의 조화가 참으로 멋진 날이었다)

 

(떨어진 가랑잎이 땅에 가득한 데, 수수한 망주석에 이끼가 끼어 이제 돌맛이 난다)

 

(시골 석수가 깍아 다듬은 평범한 망주석 돌이지만, 후덕해 보이는연꽃 봉오리가 촛대에 촛불을 켠듯 )

 

(제를 올리기 전 좌측 상단 산 기슭에서 산신제부터 단잔單盞 독축 讀祝을 먼저 했다)

 

(그리고 상대 上代에 초헌 初獻을 하고 아재 옆에서 축문을 읽었다)

 

 

(지역이 다른 곳으로 또 이동하여 그 곳에서도 친진親盡 상대 산소에 동일하게 하고 하산하니 가을 소풍을 온듯 )

 

     

(시골에 온 김에 부모의 묘소에 잠깐 들려 서울장수막걸리 한잔 올리고, 흰구름 뜬 하늘 아래 바람에 흔들리는 무성한 갈대를 보니 편안한 감이 들었다)

 

(어릴때 늘 보고 자랐던 저 산과 들은 언제 봐도 정답고 다정하여 서서 보고 또 바라보게 되지만, 산 만이 그대로고 냇가 물길마져 변했으니 다른 것은 다 바뀌어 , 옛것이 이젠 없다, 사람도 가고 없고 ...)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 시조시인 송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