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팔고 간 친구

2020-02-11     송영기 기자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세시 풍속화 -연날리기, 할아버지가 연을 고정해주고 아이들은 연을날린다)

 

   더위 팔고 간 친구 (賣暑)

                      송 영 기

 

보름날  아침일찍  이웃사는 개구쟁이

잠자는  나를불러  끊질기게 거듭거듭

" 영고야 영고야 " 부름에

못이기고 대답하네

 

엄마는 부엌에서  응대말라 했건마는

버티다 버티다가 더 못참고 대답한즉

" 내 더위 사가라 " 하고

더위팔고 달아났네

 

엄마는 밥짓다가 나를 향해 나무랐고

무심코 허(虛)찔린 난 삽짝을 바라보며

' 올여름 더위 먹을까 ' 

그 친구가  얄미웠네

 

都雲(도운) 宋永起/시조시인,서울

 

(註)  * 영고 : 아명(兒名)

     * 더위팔기 : 정월 대보름날 아침 세시풍속

     * 삽짝 : 사립짝의 준말.사립문.시비(柴扉)

 

(세시 풍속화 - 복조리 사는 사람들)

 

(동산에 달이 떠 오른다)
(정월 대보름날 중천에 달이 높이 떴다)
(대보름날 이른아침 더위 팔던 어린친구도 이젠 손자들이 있다)


(사진촬영 : 글로벌뉴스통신, 송영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