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의원,하나되는광장(6) - 청문회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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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의원,하나되는광장(6) - 청문회 풍경
  • 권현중 기자
  • 승인 2013.08.21 2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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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 10시부터 자정까지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를 지켜보았다. 뒷맛이 씁쓸하기만 하다. 누구를 위한 청문회일까. 무엇을 위한 청문회일까. 도무지 긍정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국정조사의 한 방법으로 열리는 청문회는 문자 그대로 청문(hearing)이다. 위원은 질문을 한 후 사건의 중심에 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진실을 말하던, 거짓을 말하던, 사건을 경험한 사람은 증인이 아닌가! 그런데 청문회 장에 청문은 없다. 듣는 귀는 없고 호통(shouting) 치는 입만 있을 뿐이다. 사건의 경험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그래서 진실을 알 수 없는, 위원들이 마치 진실을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증인을 다그친다. 그렇게 진실을 이미 다 일고 있으면 규탄대회를 열지 왜 청문회를 여는지 모르겠다.

 청문회는 오직 진실을 알기 위해 열리는 것이다. 정쟁은 그 다음 이야기다. 그런데 청문회는 처음부터 정쟁으로 얼룩질 뿐,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 아니 진실을 확인하려는 의지도 실종된 상태다.

 정치활동이나 언론활동에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전제되는 원칙이 하나 있다. 바로 국익이다. 특히 이 청문회는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최고비밀정보기관인 국정원의 일부 활동에 관하여 그 관계자들을 불러 놓고 벌이는 청문회다. 자칫 국익을 다치기 십상이다. 그런데 청문회 장에서 국익을 배려하는 모습은 찾을 수 없다. 국정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망가뜨리기 위해 무슨 말이든 주저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국정원이 지난 대선 때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존재인가. 그 국정원은 이명박 정권 때도 있었고, 노무현, 김대중 정권 때도 그 자리에 있지 않았던가.

 민주당 세력이 정권을 잡았을 때 도청이다 뭐다 해서 얼마나 시끄러웠던가. 심지어 국정원을 앞세워 KAL기 폭파범 김현희를 가짜로 만들기 위한 공작에 나선 기막힌 일까지 있었다. 현재 국정원에 아무 흠이 없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정원을 미국의 CIA, 영국의 MI5, MI6 그리고 이스라엘의 모사드처럼 물 샐 틈 없이 국가안보를 지키는 최정예정보기관으로 발전시켜나가는 일은 여야가 손을 잡고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데 청문회에 나선 야당 위원들은 국정원을 범죄 집단으로 몰아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켜 현 정권의 정통성에 상처를 내지 못해 안달이다. 그런 선동에 넘어갈 국민이 얼마나 될까. 국익이 지켜져야 여야도 설 자리가 있을 것이다. 총선이나 대선이 눈앞에 닥친 것도 아닌데, 왜 야당은 이리 막다른 선택을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정기국회가 다가온다. 경기침체는 계속되고 일자리 창출은 더디기만 하다. 경제를 살리는 일에 국회가 밤낮 없이 일해도 부족한 절박한 상황에서 야당은 이제 광장을 떠나 국회로 돌아와야 한다. 이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일 것이다.

 청문회 장에서 야당은 전가의 보도처럼 검찰이 작성한 공소장 내용을 인용하기에 바빴다. 그렇게 신뢰하는 검찰을 믿고 국회로 돌아오면 된다. 또 무슨 특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어디에 있겠는가. 시간의 흐름이 무더위를 꺾고 가을 냄새를 몰고 온다. 위대한 변화는 자연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정치에서 그런 변화를 만들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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