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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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2)
  • 장서연 기자
  • 승인 2017.09.27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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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경례, 다른나라 군인들도 우리 같은 동작으로 할까?
(사진:글로벌뉴스통신DB)곽재영 국제대 군사학과 겸임교수

 

필자는 분열 시 큰 걸음 등 군 제식체계가 우리와 다른 북한군은 어떻게 거수경례를 하는지 매우 궁금했었다. 필자의 초급장교 시절에는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정보를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한 궁금증은 GOP에서 소대장으로 근무 하며 북한 GP 관측을 통해 해소할 수 있었다. 북한군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경례를 한다는 것과 대부분 국가도 거의 같은 방식으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과 같은 군인의 거수경례는 로마시대에 먼저 무기가 없다는 뜻으로 오른 손을 높이 올리던 동작에서 유래 되었다고도 하고 중세 때 온 몸을 감싼 갑옷과 투구로 인해 상대방의 신분을 확인하기 어려워 기사끼리 마주쳤을 때 투구의 얼굴 부분을 들어 올려 신분을 밝히는 동작이 거수경례로 발전 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앞의 두 가지 유래보다 좀 더 신뢰할 만한 설명으로 오래 전부터 하급자가 상급자 앞에서 모자를 벗는 군대 관습이 미국 독립전쟁 시절 구식소총을 사용하던 군인들이 화약에 까맣게 묻은 손으로 모자를 잡으면 모자가 더러워져 챙에다 손만 대던 것에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전 세계의 군인은 동일한 동작으로 거수경례를 하는가? 대부분의 나라가 우리와 같은 동작으로 거수경례를 한다. 그러나 약간씩 다른 형태로 하는 나라도 있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폴란드이다.

폴란드는 독특하게 두 손가락 경례를 한다. 손바닥이 전방을 향하게 한 뒤 우리가 사진 찍을 때 “브이” 하는 것과 같이 검지와 중지를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은 접고 한다.

(사진제공:곽재영)폴란드 군인의 거수경례

 이런 경례는 1830년 러시아의 폭정에 대항한 오르신카 그로호프스카 전투(Battle of Olszynka Grochowska)'에서 포탄으로 세손가락을 잃은 폴란드군 병사가 남은 두 손가락으로 경례를 했던 것에서 유래 됐다.  뼈아픈 거수경례의 역사인데 이후 폴란드에서는 두 손가락 거수경례를 하게 됐으며 두 손가락의 의미는 '조국'과 '명예'다.

영국군이나 영연방 국가들의 경우에는 모자챙에 갖다 붙인 오른손 바닥이 상대방에게 보이게 경례하는데 올릴 때 우리나라와 같이 최단거리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팔로 원을 그리듯 올려 우리방식에 익숙한 우리가 보기엔 우습기까지 하다.

군대에서 행사할 때 국기에 대하여 경례를 할 때는 경례구호를 절대로 외치지 못하게 하는데 경례 구호는 사람에게만 하는 것으로 국기는 사물이므로 경례구호는 외치지 않는 것이다.

그 외에도 해군은 함정 내에서는 공간이 좁아 팔꿈치를 앞으로 45도 몸 앞으로 두고 경례를 하며 차렷 자세로 서있는 경례인 ‘길차렷’이라는 것도 있다. 민간인들의 거수경례로는 오른손을 왼쪽 가슴에 대는 거수경례도 있고 오늘날에는 하지 않지만 로마시대의 경례였던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나치 경례도 있었고 북한은 물론 대다수 공산국가에서 머리위로 손을 높이 들어 하는 피오네르식 거수경례도 있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미군과, 중국군, 일본 자위대는 장교 즉 준위 이상 군인에게만 경례한다.

또한 거수경례는 하급자가 먼저 상급자에게 하는 것이 원칙인데 미국과 일본의 경우 예외도 있는데 미군의 경우 명예 훈장을 받은 군인에게는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먼저 하는데 국방부 장관 뿐만 아니라 미국 대통령이 먼저 하기도 하고 자위대는 상급자가 많은 하급자들을 만날 때 먼저 경례를 한다. 그러면 하급자들이 수례로 거수경례를 한다.

전시에는 근거리에 적군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례를 금지하며 독일군의 경우는 아예 규정상 전투 지역에서는 경례를 금지하는 규정이 있었고. 현대의 미군과 중국군도 전투 지역에서는 절대로 경례를 하지 않는다.

거수경례는 아니지만 군에서는 '받들어총', '세워총' 같은 집총 경례와 ‘받들어 칼’ 같은 집도 경례도 있으며, 예포를 쏘는 경례의 일종이다.

조선시대 경례는 절 밖에 없었으며 사극에서 팔을 배위에 대는 것은 중국식으로 잘못된 역사 고증이다. 갑옷을 입은 장수는 허리를  45도 굽히는 것으로 절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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