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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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영의 재미있는 군사학 이야기(1)
  • 장서연 기자
  • 승인 2017.08.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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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식량의 역사 - 나폴레옹시대 이후의 전투식량, 통조림
곽재영 교수 (국제대학교 군사학과)

 

[평택=글로벌뉴스통신]전장에서 무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있다면 전투를 수행하여야 할 군사들이 먹을 식량을 들을 수 있다. 사소할 것 같이 보이지만 전장에서 식욕은 생존본능과 함께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로 식욕이 충족되지 않을 때는 사기저하와 체력저하로 인한 전투피로 때문에 사실상 전투력 유지가 어려워진다.

인류 역사상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가장 넓은 영토를 점령했던 징기스칸 군대는 겨울에 풀이 없어 겨울나기 어려운 약한 동물을 도살 하여 보르차라는 육포를 만들어 전투식량으로 사용했다. 망아지 한 마리를 말려 만든 육포를 갈아 망아지 방광에 넣으면 축구공 크기의 분말이 되고 이 분말을 따뜻한 물에 타서 먹으면 야전에서 약 1년 치 식량이 되었다고 하니 이동의 편리성과 작은 부피의 응축된 전투식량으로서 매우 유용했을 것이다. 징기스칸 군대가 유럽까지 진군을 할 수 있었던 데에는 몽골말의 지치지 않는 기동력과 보르차라는 야전에 적합한 전투식량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래 전부터 유럽에서는 살아있는 가축을 전장까지 몰고 가서 전투식량으로 사용하기도 하였는데 나폴레옹은 많은 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병사들에게 간편하게 먹이고 후방에서 전장까지 장시간 이동해 오는 동안에도 썩지 않는 신선한 전투식량의 필요성을 느껴 1만 2천 프랑의 상금을 걸고 대량의 음식을 값싸게 보존하는 방법을 공모하게 되었는데 이때 니콜라스 아페르라는 사람이 음식을 병속에 넣고 익힌 후 봉하면 썩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응모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제품은 음식에 비해 병이 무겁고 이동 시 잘 깨지는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두 가지 단점은 1810년 영국 피터 튜란트가 원통형 주석 캔으로 통조림을 만드는 방법으로 특허를 받아 보완하게 되었고 이 제품이 1차 대전의 참호전 환경에서 후방에서 전방까지 장시간 운송해도 썩지 않고 이동 시 깨지지 않는 통조림으로 수백만 명을 먹이는 획기적인 전투식량으로 명성을 떨치게 되었다.

통조림은 처음 발명했을 때 “Canister”라고 불렸는데 약자로 "Can"이 널리 불려지며 지금까지 "Can"이 대표적인 명칭으로 굳어졌다.

우리나라 역사에도 전투식량이 있었다. 신라시대에 김유신 장군이 백제를 공격할 때 각종 잡곡가루를 섞어 약하게 간을 해 한주먹 정도면 한 끼가 되고 몇 년이고 보존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투식량 개발 했는데 그게 바로 미숫가루이다.

그리고 한국전 당시 단시간에 밥과 소금만 있으면 만들 수 있는 주먹밥이 대표적인 한국의 전투식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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