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콘텐츠와이) 배우 박서준.

[서울=글로벌뉴스통신]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쌈, 마이웨이'의 흥행을 통해 명실상부한 '대세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박서준이 첫 주연작인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으로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마녀의 연애', '그녀는 예뻤다', '쌈, 마이웨이'를 거치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서준은 그동안 연기자로서 위상을 굳혀왔지만 아직 스크린과는 큰 인연을 맺지 못했다. 최고 히트작인 '쌈, 마이웨이' 직후 공개되는 차기작이기에 그를 향해 쏠리는 시선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은 당연할 터. 그런 가운데 박서준은 첫 주연작이자 '군함도'와 '택시운전사'와 같은 여름 대작 사이에서 맞붙는다는 부담감을 안고 '청년경찰'을 선택했다.

'청년경찰'이 공개된 이후 다양한 평가들이 이어졌다. 대부분 호평이 주를 이뤘다. 박서준은 "저는 언론시사회때 떨려서 작품을 안 봤어요. VIP시사회 때 보면 좀 덜 떨릴 것 같아요.(웃음) 언론시사회 때 반응이 너무 좋더라고요. 시사회를 통해 먼저 만나보신 관객분들의 반응도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수의 관람으로 이어졌을 때는 어떤 평가가 나올지 궁금해요. 드라마도 평은 늘 엇갈렸으니까요."라고 웃으며 개봉을 앞둔 마음을 차분하게 전했다.

"감독님이 '청년경찰' 전 작품을 대학 동기랑 같이 하셨어요. 보통 사무실에서 시나리오를 받는 편인데, 이번에는 동기를 통해서 시나리오를 받고 재밌어서 제가 회사에 먼저 말했어요. 엄청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호흡으로 톤 앤 매너를 지켜가면서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좋았어요. 우리가 많이 봐왔던 사건 같은 느낌도 있었고요. 풀어나가는 방식이 유쾌해서 대본도 쭉쭉 읽히더라고요."

'청년경찰'의 시나리오가 마음에 쏙 들어서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는 박서준. 출연을 결정한 이후 강하늘, 김주환 감독과 함께 한 촬영 과정, 촬영 후 이어지는 후반 작업, 또 '쌈, 마이웨이'의 흥행까지, 자신도 예측하지 못했던 일들과 함께 했던 작업의 시간들이었다. 하지만 개봉 전까지는 첫 주연작이라는 부담감이 크게 와 닿지는 않았다고.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이기 직전인 지금이 가장 긴장되고 설레는 순간이란다.

"제작 과정이 드라마 촬영할 때랑 특별히 다른 건 없었어요. 다만 영화는 관객들이 선택을 해서 보는 거잖아요. 드라마는 두, 세 달 정도 오랜 기간 방송도 되고, 재방송도 많이 하고 유입이 어느 정도 있는 편인데, 영화같은 경우는 언제 내릴지 모르기 때문에.(웃음) 아무래도 반응도 좋고 재밌어야 오래 걸려있고 많은 분들이 찾아보실 수 있잖아요. 그것에 대한 걱정은 있었죠."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서준.

영화 속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비속어와 은어가 섞인 대사가 등장한다. 이에 박서준은 연기를 하면서 학창 시절이 생각났다고 한다. 그는 "기준이가 어리잖아요. 저도 어릴 때가 있었고요. 제가 다니던 학교가 예체능 학교다 보니까 군기 잡는 것도 있고 단체생활도 많았죠. 기숙사 생활도 했었고, 그런 환경에서 오는 공감대가 컸어요.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기준이만큼 무모하고, 대담하진 못했어요. 늘 조심스러웠죠. 촬영하면서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많이 났어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특히 박서준은 '청년경찰'을 통해 강하늘과 처음 호흡을 맞췄지만, 두 사람은 완벽한 합을 보여주며 극의 재미를 책임진다. 이번 작품이 첫 만남인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박서준과 강하늘의 팀워크는 환상적이다. 비하인드로 따로 편집해도 재밌는 컷들이 많을 정도로, 실제로 현장에서 호흡도 좋았다고.

"강하늘 씨의 첫인상은 작품에서 봤던 느낌 그대로였어요. 성격 좋고, 잘 웃고, 연기도 잘 하시고, 쾌남 같은? 같은 작품을 한 게 계기가 돼서 친해졌지만, 강하늘 씨랑은 특별한 계기가 필요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곳이 같은 곳이다 보니까 비슷한 공감대가 있어서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없었고요. 정말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박서준과 강하늘, 김주환 감독은 나이대가 비슷하다. 아무래도 젊은 감독이다 보니 선입견이나 편견이 있었을 법도 하지만 박서준은 "오히려 비슷한 점이 많아서 더 잘 통했어요. 다른 감독님과는 다르게 편하게 얘기하고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좋았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촬영을 하면서 새로운 자극과 영감도 많이 받았고요. 시나리오에만 의지하지 않고 '더 재밌을 수 있는 호흡들이 뭐가 있을까' 하면서 현장에서 많이 맞춰봤어요. 한 가지 불편한 건, 감독님께 말을 편하게 해달라고 해도 아직도 존댓말을 쓰세요. 그게 좀 불편하긴 해요."라고 농담을 던지면서도 김주환 감독에 대한 신뢰를 전했다.

박서준과 강하늘의 브로맨스뿐만 아니라, 영화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 역시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유쾌한 영화지만 많은 부분을 담고 있다. 김주환 감독은 언론시사회에서 "사건 해결의 핵심으로 '7시간'을 강조한 데 근시대의 사건이 이유가 됐다"며 세월호 사건을 우회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박서준 또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거나 공감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저도 학교 다닐 때 기준이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어요. 어렵게 시험 보고 붙어서 너무 행복했지만 막상 입학하고 보니까 '내가 여기 왜 들어왔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요. 내가 정말 연기자가 되려고 학교에 온 건지 많이 헷갈렸어요. 배우가 되고 싶어서 공부했었지만, '대학교 입학'이라는 인생의 목표가 한 번 끝나고 나서 다시 시작하려니까 목표를 잃었다고 생각했었죠. 기준이도 경찰이 되고 싶어서 학교에 입학한 게 아닌 다른 이유가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고민하는 지점이 비슷했던 것 같아요."

(사진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서준, 강하늘.

무엇보다 영화 초반에는 코믹하고 유쾌한 리듬으로 그려지지만, 중심이 되는 사건은 여느 스릴러 못지않게 무겁다. 그러면서도 본연의 장르에 톤 앤 매너가 충실하다. "어두운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지만 최대한 밝고 신선한 호흡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김 감독의 말처럼 박서준과 강하늘을 응원하는 사이, 어느새 뭉클한 감동과 재미, 분노가 한데 뒤섞이는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다.

"'청년경찰'은 가볍고 유쾌하지만, 보면 볼수록 사건의 무게가 가볍지는 않아요. 사건이 매우 무겁기 때문에,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부분에서 주는 메시지가 강렬하게 다가오죠. '열정을 가지고 항상 패기 있게 꿈을 위해서 노력하자!'는 메시지도 있지만, 사회적인 부분을 다룸으로써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경찰, 가족분들 상대로 시사회도 있었는데 영화에 그런 역할로 참여를 하다 보니 실제로 몸담고 계신 분들에게 존경심이 생기더라고요. 청춘들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고요. 저처럼 많은 사람들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해요."

연기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열일'의 표본이 된 박서준은 아직까지 연기에 대한 타는 목마름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박서준은 이전까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연예인과 평범한 사람의 사이에서 고민이 많았지만, 30대에 접어든 만큼 정신적으로 성숙해졌다고 했다. 배우 박서준이 아닌 사람 박서준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인간 박서준으로서는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표현을 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남동생 둘이 있어서 늘 절제하는 삶을 살았던 것 같아요. 남동생 둘이 있어서 동생들이 항상 제 영향을 받는 것 같았어요. 늘 그렇게 살았어서 지금까지 이어진 것 같아요. 아버지랑 술 한 잔 하게 되면 그제야 얘기하게 되고요. 주변 사람들이 부모님을 만나면 '말 정말 많다'고 얘기해 주는데 부모님이 그걸 듣고 많이 놀라시더라고요. 그것 때문에 부모님께 많이 죄송했어요."

차분하게, 박서준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인간적으로도 예전보다 지켜보는 사람들, 기대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그것들에 대해 제가 '어떻게 충족을 시켜야 하나'하는 고민도 하게 되고요. 예전에는 배우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작게는 헤어스타일을 따라 하는 사람이 생기고, 크게는 공감대를 줄 수 있고요. 이 사람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으면 그것 또한 힘들잖아요. 어떤 행동에 대해서도 늘 고민하고 선택하게 돼요. 대중들이 공감할 수 있는 연기자가 됐으면 좋겠어요."

박상아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