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혼란 속에 무엇을 노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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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혼란 속에 무엇을 노렸을까?
  • 이공환 기자
  • 승인 2015.06.06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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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글로벌뉴스통신】메르스로 인해 온 국민이 걱정과 두려움에 빠져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 대해 국민이 체감하는 두려움의 수준은 이전의 사스 때와는 사뭇 다르다. 감염경로 규명이나 치유에 대한 명확한 답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속도가 관계당국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인명피해는 물론 국가경제, 더 나아가 국가 이미지 및 신인도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안보의 차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이다. 문제의 심각성에 비추어 정부는 각국의 대사를 불러 상황설명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초기대응이 미숙했다는 여론의 질타를 맞으며 정부는 악전고투하고 있다. 대처능력과 방법에서 분명 문제가 있었고 지금도 안타까운 부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메르스 사태는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 대처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미 정부는 중앙관리대책본부를 설치하여 대처하고 있고, 이어 민관합동대책위원회를 설치하여 가동 중에 있다. 메르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뜬금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은 6월 4일 밤10시 40분에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을 서울시메르스방역대책본부장이라고 자처하며 서울시 방역은 본인이 스스로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 무슨 돈키호테적이며 무책임하고 패역한 발상인가? 일사불란한 지휘 통제를 생명으로 하는 전쟁 상황에서 상부의 능력을 못 믿겠다며 중간 지휘자가 나서는 꼴과 무엇이 다른가?

범정부 대처 상황에서 지방정부는 중앙관리대책본부의 지휘 통제 하에서 그에 협조하는 것이 첫 번째 의무이자 사명일 것이다. 중앙관리대책본부를 구성하면서 대한민국의 1/4의 인구를 가진 서울시의 역할이 없었을 리가 없다. 대책본부가 꾸려진 이상 서울시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중앙과 대책을 숙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며 지역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여 관리했어야 했다. 중앙대책본부가 설치되는 순간 누가 뭐라 해도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동으로 서울시대책본부장이 된 것이다. 임명장을 따로 준비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런데, 그가 새삼스럽게 기자회견을 열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35번 환자)가 1,565명이 모인 행사에 참석하는 등 무분별하게 활보하며 병을 전파하고 다녔는데도 중앙에서는 관리를 하지 못했다고 질타하고, 이제부터 자신을 서울시방역대책본부장이라고 자처하며 서울시민의 안전과 생명과 삶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황당하고 뜬금없는 행동이 아닐 수 없다.

대단한 사실이라도 폭로하듯이 의기양양하게 발표한 사실, 즉 1,565명에게 메르스 전파 운운하며 35번 환자에 대해 밝힌 것들은 당사자가 해명하고 반박하면서 대부분이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사실파악도 없이 경솔하게 발표한 것이다.

메르스 감염으로부터 서울시민을 보호하는 일에 자신이 직접 대책을 마련하고 진두지휘하겠다고 했다. 무슨 수로 무엇을 직접 하겠다는 것인가? 그가 RNA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으며, 현재 확진 및 의심환자는 어디에서 어떻게 관리되고 있고, 그들의 밀접 접촉자들은 얼마며 어디까지 파악되고 관리가 진행되고 있는지, 변형 바이러스의 진행상황은 어떠한지, 그러한 바이러스의 특징은 무엇이며, 감염경로는 어떻게 되고, 경로 차단을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등등.. 그가 질병관리 경험이 있었다는 말인가? 치기어린 오만함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장이 대한민국의 부통령 정도는 되는 줄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대권의 꿈에 젖어 이미 대한민국의 최고통치권을 거의 손에 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이번 박원순 시장의 깜짝 기자회견은 최소한 2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다. 그가 언급했듯이 지금과 같이 엄중한 상황에서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든 가릴 것 없이 이들은 협력하고 공조하여 메르스사태를 진정시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안정을 회복시켜야 할 행정책임자들이다. 그런데, 어설픈 내부정보를 들고 나와 폭로하듯 떠벌리는 것은 공조직과 기존체제를 무너뜨리려는 아주 비열하고 해악을 끼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범국가적으로 단결된 힘을 모아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엄중한 시기에 공적 체계를 부정하고 반기를 들고 나온 것은 하극상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이 첫 번째 문제이다. 둘째는 직접 지휘하겠다는 것인데, 지금까지의 진행상황만 봐도 질병관리가 시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능력과 여건에서도 시장의 직접지휘는 가능한 일이 아니다. 이러한 시도는 시민은 물론 국민에게 더 큰 혼란만 가져다 줄 뿐 누구에게도 결코 이롭지 못하며 더 큰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올바로 대처하지 못하여 감염확산 속도가 예상을 뛰어넘자 정부는 더욱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고 국민의 우려와 두려움은 더욱 커졌으며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혼란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당연히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도도 낙하하고 있었다. 이시기에 박원순 시장은 타오르는 불길에 기름을 붓듯 정부에 직격탄을 날리고 싶었던 것 아닌지 모르겠다. 메르스가 대한민국을 초토화 시키듯 말이다.

박원순 시장은 무엇을 노렸을까? 이유를 알 듯도 하지만, 나의 예상이 맞는다고 한다면 그것은 너무나 무책임하고 섬뜩한 것이 아닌가?  박원순 시장은 국가와 국민은 고사하고 진정 서울시와 시민을 위해 고민하는 정치지도자 혹은 행정책임자인지 본인 스스로의 성찰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싶다. 

이공환 (정치평론가. 정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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