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지하경제 업종 랭킹 1위는? “불법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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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지하경제 업종 랭킹 1위는? “불법도박”
  • 송재우 기자
  • 승인 2015.03.24 16: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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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세금 탈루액 143조5천억, 불밥도박만 잡아도 ‘국민행복재원’ 마련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신정부의 복지공약을 이행하려면 135조 원의 재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조세전문가들은 3대 세원인 부가가치세(총세수의 28.8%), 법인세(24.8%), 소득세(23.4%)의 세율을 올리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한다. 조세저항이 큰 데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하경제 규모는 얼마나 될까. 정확한 통계의 산출이 어려운 지하경제의 특성상 학자마다 수치가 들쭉날쭉하지만 대체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0~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150개국의 지하경제를 분석한 슈나이더 박사(오스트리아 빈츠大)에 따르면 국내 지하경제 규모는 GDP의 24.7%(2010년 기준)에 이른다. 2012년 GDP가 1,237조원이므로 무려 300조 원 가량의 지하경제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방예산의 9배, 복지예산의 3배, 삼성전자 매출의 1.5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그렇다면 이 어마어마한 지하경제를 구성하는 ‘어둠의 업종’들은 무엇일까. 지하경제는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지만 직간접적으로 드러난 자료들을 통해 랭킹을 매겨보았다. 1조 원이 넘는 지하경제 업종에서 7위를 기록한 것은 가짜석유다. 소매가의 50%에 육박하는 유류세를 피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짜석유는 3조2천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6위는 밀수 및 외환사범으로 4조4천억 원이다. 거액의 외화를 반출하거나 금괴를 밀수하는 일은 지금도 끊이지 않고 있다. 5위는 타인의 명의를 빌려 재산을 은닉하는 차명재산으로 4조7천억 원에 달한다. 4위는 성매매로 6조6천억 원이다. 우리나라는 성매매가 산업화되어 가임여성의 20%가 윤락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3위는 가짜명품이다.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5조 원 정도인데 가짜명품은 이의 세 배인 15조원에 달한다. 2위는 흔히 고리대금업이라 불리는 사금융으로 16조5천억 원이다. 

지하경제의 독보적인 1위 업종은 불법도박이다. 사설경마, 인터넷도박, 사설카지노 등 국가의 허가 없이 운영되고 있는 불법도박의 매출규모는 최대 95조6천억 원(’12년 기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으로 추산된다. 강원랜드의 조세부담률이 약30%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28조7천억 원의 세금이 탈루되고 있다. 신정부 복지공약을 이행하는데 드는 재원이 5년간 135조 원이 소요된다. 불법도박의 5년간 탈루액이 143조5천억 원(28.7조×5년)이다. 불법도박만 제도권으로 흡수해도 증세 없이 신정부 ‘국민행복재원’을 마련하고 8조원 이상이 남는다.

불법도박은 범죄조직에 의해 운영되므로 그 폐해도 막심하다. ‘국가가 하든 개인이 하든 어차피 도박이니 다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훨씬 위험하다. 똑같이 백만 원을 빌려도 은행 채무자와 고리대금 빚쟁이의 말로가 다른 것과 비슷하다. 불법도박은 합법사행산업과 달리 과다몰입을 방지하기 위한 장치들이 없는 데다 당첨금을 떼먹거나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협박을 하는 등 2차 범죄로 연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처럼 문제가 많은 불법도박이지만 단속을 통해 근절하기는 쉽지 않다. 사설경마나 인터넷도박의 경우 메인서버가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국제적인 수사공조가 없이는 뿌리 뽑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불법도박을 전담하여 단속할 수 있는 경찰인력도 태부족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특별사법권을 부여하는 법 개정이 논의됐으나 법무부의 반대로 좌절됐다. 전문가들은 불법도박의 근절을 위해서는 실효성있는 단속 강화는 물론이고 합법사행산업의 규제 완화 등 제도권으로 흡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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