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난방비 폭탄, 진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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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난방비 폭탄, 진짜인가?
  • 박영신 기자
  • 승인 2023.01.25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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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뉴스통신DB)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사진:글로벌뉴스통신DB)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경기=글로벌뉴스통신]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연휴 마지막 날이다. 지난 토요일부터 오늘까지 나흘간이 설 명절이다. 음력으로 계묘년. 토끼해이다. 계묘년에는 대한민국이 토끼처럼 깡충 깡충 뛰어 앞으로 잘 나아가기를 학수고대한다. 우화처럼 중간에 자만하여 낮잠을 자거나 하지 말고. 코로나 이후 침체되었던 세계 경제가 회복세가 금방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기에 혹시라도 잠시의 호전 분위기가 있다고 취해서는 우화처럼 경주에서 거북이에게 진다.

이번 설 명절 기간은 유독 추웠다. 제주도에서는 강풍과 폭설로 모든 비행기가 결항할 정도이었다. 추위와 관련한 뉴스 이외에 또 하나 주목을 받은 뉴스는 난방비 문제이다. 언론마다 설 밥상머리 화두는 난방비 폭탄이라고 한다. 어떤 집은 지난 달(11월분)이 35만원이었는데 이번 달(12월분)은 56만원이 나와 한숨부터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집 관리비 명세서를 보았다. 우리 집 아파트는 관리비가 11월분은 372,000원이었는데 12월분은 487,000원이다. 이 중 공동난방비를 제외한 세대난방비를 보니 11월분은 43,000원, 12월분은 141,000원이다. 무려 10만원이나 뛰었다. 언론에서 아우성치는 시민들처럼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나도 난방비가 엄청 올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런데 사용량을 자세히 살펴보니 전월 사용량은 0.64mwh인데 이번 달은 2.02mwh이다. 3.16배, 즉 216%를 더 사용한 것이다. 비용은 3.28배, 228% 증가한 고지서가 나왔다. 즉 더 난방을 한만큼 난방비가 나온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 달과 이번 달의 차이를 난방비 폭탄이라 하여 난방비 인상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팩트가 아니다. 결국 온 언론의 보도는 난방비가 인상되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실제는 그게 아니다.

LNG 수입가격이 128% 인상되고,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요금이 38% 가량 오르기는 하였지만 최종 소비자의 난방비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기 때문에 난방비 폭탄이 각 가정의 난방비 증가의 요인이라고는 결코 할 수 없다. 결국 난방비 폭탄의 주범은 11월에 비해 12월의 추위가 심하였고, 그 전 해의 12월보다 지난 해 12월의 추위가 더 심하여 각 가정마다 난방시간이 훨씬 더 길어진 탓이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가장 인구가 많은 서울기준으로 2022년 11월은 평균기온이 10.0도인데 반해 12월은 마이너스 2.8도로 12.8도가 내려갔다. 2021년은 어떠하였는가를 보니 11월에 8.2도, 12월은 0.6도로 7.6도 낮아졌다. 그러니 지난 해에 비해 5.2도나 더 기온이 뚝 떨어졌으니 추위를 느낄 만 하다.

우리 집의 경우 사용량이 2021년 12월은 1.31mwh인데 2022년 12월은 2.02mwh 로 54.2%나 더 난방을 하였다. 공용을 포함한 총난방비는 120,000원에서 192,000원으로 60% 증가하였다. 그러므로 올해의 난방비가 그만큼이나 나온 것은 지난 해보다 54.2% 더 난방을 한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난방비가 더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난방비 인상으로 인한 폭탄이라 하며 마치 이것이 난방비 인상의 정책 실패로 돌리는 것은 사실과 매우 다르다. 가령 한여름에 비가 장기간 오지 않고 무더위가 지속되어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휴가를 가는 일이 많아지면 요즘처럼 마이카 시대에 휘발유 사용량이 엄청 늘어갈 것인데 이를 두고 휘발유값의 인상으로 인한 교통비 폭탄이라고 돌린다면 이게 맞는 말인가?

여하튼 언론은 이미 난방비가 폭탄이라며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선동적 보도를 하였고, 야당은 이런 보도를 바탕으로 정부 비난의 건수 하나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맹폭한다. 여당은 허둥지둥 난방비 인상은 불가피한 것으로 이는 지난 정권이 오랜 기간 포퓰리즘 정책으로 난방비를 올리지 않았기에 인상한 것이라며 항변하고 역시 지난 정권을 비난한다. 참으로 한심한 작태들이다. 어느 언론의 기자이나, 여야 정치인 어느 한 사람 자신의 집 난방비를 분석해 보면 난방비가 폭탄인지 아닌지는 분명히 알 수 있을 터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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