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국병 치유는 노동개혁이 시작이고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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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한국병 치유는 노동개혁이 시작이고 끝이다
  • 백희영 기자
  • 승인 2022.12.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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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뉴스통신DB)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사진:글로벌뉴스통신DB)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송준호 대한민국투명세상연합 상임대표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전세계 141개 국의 국가경쟁력지수를 보면 대한민국은 노사관계협조의 영역에서만은 130위이다. 종합적으로는 141개 국 중에서 13위로 자랑을 할 만한데도 말이다. 우리보다 낮은 국가는 찾기가 어렵다. 베네주엘라도 우리보다 나은 120위 국가이다. 싱가폴 1위, 일본 5위, 대만은 12위이다. 이 점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노동부패는 물론이고 한국병을 절대로 치유할 수 없다.

오늘날 영국의 대처 수상을 철의 여인으로 칭송하는 것은 그녀가 단순한 노동개혁을 넘어 만성적인 영국병을 치유하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시 영국의 상황과 오늘날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는 것은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가 훨씬 심각하다.

영국병은 당시 노동조합의 활동이 노동조합 본연의 목적대로 자신들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다소 무리하게 벌인 삶의 투쟁이라고 하면 우리의 노동조합은 그게 아니다. 임금과 근로시간의 개선은 명분일 뿐이다. 그들은 정치 권력자로서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 무소불위의 힘을 기업의 현장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휘두르려 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홈페이지를 보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노동조합이라는 용어만 빼면 이 단체가 노동조합인지, 사회단체인지, 정치단체인지. 통일단체인지, 사상단체인지 알 수가 없다. 한마디로 노동조합이라는 명칭만 가지면 면죄부를 가진 듯이 여기 저기 사회 전반의 활동에 개입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

최근의 화물연대 파업만 해도 그렇다. 화물연대는 노동조합도 아니다. 그럼에도 화물연대가 정부의 안전임금제 연장에 반대를 하자 마치 약자에 편승한 척 화물연대를 앞에 내세우며 극한투쟁을 이끌었다. 그 결과 그들이 실제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이 국가경제에 수조 원의 막대한 손실만을 남겼다. 자신들의 경제적 이득이라면 국가경제가 훼손되든 말든 그들은 애초에 관심이 없나 본다. 혹시나 그들은 무한투쟁으로 정부의 실패 내지는 국가의 붕괴를 기대하는 것은 아닐까 심히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국가경제와 국민의 삶을 담보로 자신들의 주장만을 무조건 떼법으로 관철하려는 것일까?

노동조합의 권력은 이제 임금과 근로시간의 투쟁을 넘어 모든 곳에서 기회를 포착하여 정권을 탈취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행복한 삶을 갖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지배하여 노동해방국을 모색하려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들은 이태원 참사 사건에서 보듯이 애도는 구실이고 막대한 재정을 기반으로 정권의 퇴진에 목을 메고 있는 것 같다. 정치투쟁을 넘어 사상투쟁을 획책하는 것이라는 의구심마저 든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의 행위에는 전혀 도덕적 잣대조차 대려들지 않는다. 반복되는 회계부정과 횡령의 고질적인 부패는 사소한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해 버린다. 노동조합에는 권한만 있지 책임은 없다. 남 탓만 있고 내 탓은 없다. 무법행위에 대한 법적 제제는 미약하기 그지없다. 언제부터인가 정권은 노동조합의 눈치를 살피는 조직으로 변한 것이 작금의 대한민국이 한국병에 걸린 우리의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세상의 모든 조직은 존립의 목적이 있다. 설립의 목적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존재의 근거가 없다. 해산이 답이다. 그래도 이에 앞서 선택지를 고려할 여지는 있다. 먼저 불법을 저지른 지도층에 대한 법적 제제와 함께 운영의 일대 혁신이 단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노동조합은 이미 자정능력을 상실한지 오래이다. 결국 해결의 길은 외과적 수술의 선택지가 불가피하다. 노동조합 회계의 투명성과 설립 목적대로의 사용을 국민 모두가 공감하는 차원에서 검증하여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정권의 보위 차원에서가 아니라 국가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대다수 침묵하는 근로자와 국민들의 염원을 받아 노동조합에 엄중한 법의 메스를 가해야 한다. 그것만이 대한민국을 살리고 근로자와 국민들로 하여금 사랑받는 노동조합으로 새로 탄생시킬 수 있다. 이는 곧 한국병 치유의 유일한 길이다. 노동조합의 대개혁은 꿈틀대는 사상논쟁을 종식하는 시작이고 끝임을 인식하고 이에 조금도 주저함이 있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한국병을 고치고 선진문화국가로 도약해 갈 것인가, 아니면 모두가 병든 채도 모르고 남미국가처럼 살아가야 하는 나락으로 들어갈 것인가? 그 기로가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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