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부엉이의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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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부엉이의 겨울
  • 김외득 기자
  • 승인 2022.11.05 2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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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형태 무궁화봉사단 회장)
(사진 : 박형태 무궁화봉사단 회장)

[울산=글로벌뉴스통신] 박형태

백공(百空) 정광일 선생 시선 제8집
자기부정 속에 한 움큼 만져지는 삶에 대한 연민
누구나에게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누구나에게 일어날 수도 있어

 

인생은 질척이다 넘어지고, 붙잡히지 않아 흘려보낸다. 오는 자리에는 떠나는 자리가 있다고 한다. 과거로 회귀할 수 없는 세월이고 하나둘 늘어나는 주름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생이다. 일찍 어미 잃고 홀로 키운 딸자식 시집보내 놓고 그토록 간절히 행복을 빌었건만, 아비보다 먼저 간 딸을 보내는 고통을 담기도 전에 남기고 간 핏덩이를 다시 담아야 하는 아픔은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반항이었다. 자식을 하늘에 묻는 아픔이 더한 성숙으로 다가가고 어둠의 긴 터널을 간신히 벗어나 삶을 담담하게 받아들인다.   

백공(百空) 선생의 시선 제8집 「부엉이의 겨울」은 보려고 해도 볼 수가 없고, 읽으려고 해도 다 읽을 수가 없다.

수평선문학회 백마(白馬) 선생은 “나는 첫 장부터 눈물이 돌아 다음 장을 넘길 수가 없더라”고 했다.

월봉(月峯) 선생은 “신혼(新婚)의 달콤함보다 슬픔의 화장을 더 아름답게 선사하고 있다”고 했다. 즐거운 경험보다 고통의 경험에서 더 많이 배우게 해준다. 삶의 길을 가다보면 어찌 탄탄대로만 있으랴! 산(山)하나 넘으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강(江)하나 건너면 더 깊고 큰 강이 기다린다.

자기부정 속에 한 움큼 만져지는 삶에 대한 끄나풀 때문에 살아가는 의미를 깨닫게 한다. 꽃은 찔리는 만큼 아름답다고 했다. 시름시름 내리는 비가 아픔을 견디게 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어떻게 버텨 내는지 알려준다.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의 한계는 어디까지 인지?를 아름답게 묘사해 준다.

수많은 시인들이 이미 존재해 있고 수많은 신인들이 쏟아진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는 기술을 가진 문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30페이지 시집이 주는 삶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려야 한다. 누구도 겪지 못하는 순간순간을 그림과 함께 남긴 시인의 위대함을 알려야 한다.

지난 2019년 9월 20일 출간(청옥문학사)된 「부엉이의 겨울」은 암 4기 판정을 받은 딸을 8개월간 병수발을 위해 병실을 지키며 버텨 왔던 일, 2019.1.31. 사랑하는 딸이 고통스런 삶의 끈을 놓고 영원한 꿈길을 걸어간 후의 자신의 심경을 백공만의 언어로 표현해낸 주옥같은 인생이야기다. “청승맞다 하지 말고 몹쓸 병으로 딸을 잃었지만 이 사람이 이렇게 사랑하는 딸을 살려 내는구나 라고 격려 한마디 듣고 싶다”는 백공의 그 절실함을 우리는 지켜주어야 한다. 

 삶(生)은 무엇이고, 가족이란 것은 무엇이고, 아비에게 딸은 어떤 존재이고, 딸의 아들은 또 어떤 의미인지를 눈물나게 전해주는 시선(詩選)이 「부엉이의 겨울」이다. 누구나 에게 잘 일어나지 않는 일이 누구나 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을 보여주는 시(詩)다.  

 나는 「부엉이의 겨울」이 이렇게 숨겨져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주옥같은 시집이 3년간 묻혀 있다는 것은 용서될 수가 없었다. 부산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부산문화재단 등 문화예술을 전하는 모든 기관/단체/협회에 알리는 일을 하고자 한다.
 
2023년은 이 시대 최고의 감동(感動)시집, 당대 최고의 고통(苦痛)시집으로 「부엉이의 겨울」을 알리는 일을 하는 것이 나의 책무요. 우리들의 업무라고 생각한다. 

시는 삶의 투영하고, 사람들에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짧고 명료하게 전해준다 「부엉이의 겨울」을 통해서 인생을 배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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