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이 시민단체냐는 국민의 질책을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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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이 시민단체냐는 국민의 질책을 받아
  • 한월희 기자
  • 승인 2014.11.1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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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

새정연 전당대회 논쟁의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당내논쟁으로부터 국민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로. 당권·대권 분리나 전당대회 룰을 둘러싼 논란은 국민 보기에 ‘당신들만의 당권싸움’으로 비친다. 마이너리그다. 국민이 바라는 메이저리그는 ‘새정연이 뭘 잘못했고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응답하는 것이다. 그래야 바닥난 국민신뢰를 회복하고 당 지지율을 높여, 앞으로 총선과 대선에 희망이 생긴다.

첫째, 스마트한 새정연이 되기 위해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예의를 갖춰야 한다. 우리는 선이고 상대는 악이라는 독선의 2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의 상식과 눈높이에 맞추기 보다는 국민을 가르치려 하고, 우리의 신념과 주장에 따르라는 자세는 지극히 위험하고 불순하기조차 하다. 정치권은 국민의 반 발짝 앞에서 국민과 함께 가는 대중노선을 철저하게 견지해야 한다.

둘째, 우리는 그동안 경제와 민생,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시하기 보다는 정치적 이슈나 집권세력과의 대결에 몰두하지 않았는가? 반성을 통한 방향전환이 필요하다. NLL대화록 사태, 국정원 댓글사건, 세월호 장외투쟁 등이 그렇다. 야당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뭘 했는지, 어떤 비전을 제시했는지 뚜렷이 내세울 게 없다.

셋째, 우리는 그동안 중도·온건·무당파 층으로 외연확대 보다는 진보·강경·시민세력과의 연대에 치우쳤다. 당이 조용한 다수, 생활인의 민심을 소홀히 하고 시끄러운 소수에게 끌려 다녔다. 우리의 주장과 선언이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여론과 선거를 통해 심판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한다.
넷째, 의회활동 중심의 품격 있는 정치를 해왔는가 아니면 발목잡기와 막말, 장외투쟁 등 극단적인 정치행태를 보였는가 반성이 필요하다. 걸핏하면 장외로 나가는 야당에게 지지를 보낼 국민이 얼마나 되겠는가? 정당이 시민단체냐는 국민의 질책을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발목잡기와 연계투쟁, 막말과 농성 등 구태정치를 국민은 꿰뚫어보고 있다. 당의 이미지에 먹칠하는 자해행위다. 극단적 정치행태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국민의 신뢰회복은 요원하다.

다섯째, 비판·견제를 하되 타협하는 야당론을 정립할 것인가, 아니면 반대와 투쟁 위주의 선명 야당론을 택할 것인가 결단해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은 야당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수의 국민은 “제발 싸우지 말라”고 한다. 과거 민주-반민주 시대에 집권세력은 타도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었다. 국민은 비타협적으로 투쟁하는 야당이 아니라 협상하고 절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야당을 바라고 있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여섯째, 진영논리에 빠져 정치적 대결을 일삼는 투쟁주의를 폐기하고 정책대안으로 경쟁하는 수권정당 노선을 확고히 해야 한다. 상대에 대한 공격과 분노와 항의는 부정적 프레임이다. 상대의 실패로 인한 반사이익과 심판에 기대서는 안 된다. 지난 몇 차례 선거에서 뼈저리게 경험하였다. 우리가 국민에게 희망과 대안을 제시하고 상대 보다 더 낫다는 신뢰를 얻지 못할 때 모든 것은 허사이다. 희망적, 긍정적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분노와 투쟁은 희망과 대안을 이기지 못한다.

전당대회에 특정인이 나오느냐 마느냐?, 룰이 누구에게 유리한가 불리한가?, 이런 문제를 따지는 것은 계파주의 수렁에 빠지는 길이다. 당권 주자들의 노선과 입장과 전략에 대한 치열한 토론이 필요하다. 새정연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고민과 논쟁과 몸부림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이번 전당대회의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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