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글로벌뉴스통신]사

사색(四色)(四塞)(死色)(思索)(辭色)

 

네 존재를 찾아주려 애썼단다

너를 보며 조선시대에 있었던 사색당파부터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테지

처음부터 철학적인 냄새가 풍기는 너를 찾으려던 건 아니었어

집이건 밖에서건

한 잔의 차를 앞에 두고 그 뜨거운 향이나 김을 들이 마시곤

이윽고 그 차를 마시는 동안

우두망찰할 걱정이나 고민이 가벼워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어

이게 내가 너를 고민한 이유야

 

사색(思索)?

그래 맞아

인생의 이치를 깊이 따지며 고민하는 사색의 의미도 물론 있어.

사방이 막힌 방에서 울부짖으며 자기의 바람을 기도하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잖아

바깥과 차단된 환경을 만들어 고민하는 군상들에게 찾아주겠단 의미야

생긴 모습이 다른 만큼 각기 다른 고민들로 한숨 쉬는 세상이니까

생명을 잃는 전쟁통에도 사랑을 나누려 공간을 찾는 어느 젊은이들 이야기처럼

 

사색(思索)을 위해서는

비바람과 시선을 막아줄 지붕과 네 개의 벽만 있으면 충분한 자리가 필요한 거야

죽어가는 사람처럼 얼굴빛이 창백한 사람에게 잠시의 안도를

곤란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숨고를 여유를 주고

깨지기 마련인 사랑 때문에 힘겨워하는 젊음에게

그 사랑을 되돌아 보고 포기할 이유를 찾게 해주고 싶은 거야.

아니야 또 다른 사색은 봄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사계절도 의미할 수 있겠지

비록 이울진 삶이어도 사계절 내내 걱정할 문제가 끊이질 않는 우리 삶이니까

쉼이기도, 반성이기도 새 출발의 다짐이기도 한 그게 바로 네 안에 있다는 것이야

 

 

우두망찰하다 : 갑자기 닥친 일에 어쩌할 바를 몰라 정신이 얼떨떨하다.

이울다 : ①꽃이나 잎이 시들다. ②점점 쇠약해지다.

 

詩作노트

제1회글로벌 문학상수상자의 신작 시이다

바삐 살다보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만 보고 달려야하는 삶이기라도 하듯 쉼없는 직진의 삶을 살더라도

흔히 말하는 차 한잔의 여유는 필요할 것이다.

뜨거운 차를 식히면서 차의 향을 음미하는 겨를 정도는 가져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사색’은 여러 한자로 표기되는 단어인 만큼 글을 쓰기 전에 그 말뜻을 열거해본 것.

아름다운 우리말로 충분히 그 뜻을 표현할 수 있지만 詩라는 함축적 틀안에서

때마침 독서의 계절도 다가와 있는만큼 

말그대로 차 한잔의 여유와 속도에 맞추어 삶을 생각해보자 권하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