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GNA) 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신 이야기” (제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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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GNA) 박상인의 숲과 문화 산책, “신 이야기” (제3편)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1.02.23 0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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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을 기다리면서--
(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의 전통 흰고무신(백신)
(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의 전통 흰고무신(백신)

[서울=글로벌뉴스통신] 어느 한적한 산사, 선방 문앞 댓돌 위에 나란히 놓여 있는 검거나 하얀 고무신. 또는 비구니 요사체 문 앞에 가즈런히 놓인 희다 못해 푸른 빛나는 한 켤레 고무신. 이건 정적과 함께 우릴 외로움 비감함 그리고 가슴속에 뭔가 애틋함을 자아내는 하는 아린 정경이다.내게 남은 고무신의 기억, 국민학생 때 읍내 장날 장닭 한 마리 안고 가서 사온, 추석인가 설인가 하는 명절 선물, 아버지가 사다주신 검둥 고무신,  아끼곤 했는데 그 신발 신고 어느날 동네 뒷산  멋쟁이 만지송(萬枝松)이 같이 놀아주는 곳에서 동무들과 따다ㅡ당 탕! 전쟁놀이 하다. 그만 그 새 검둥 고무신 옆 사리가 칼날 같은 나무 그루터기에 찔려 V자로 찢어지고 발도 피가 났다. 그날 나는 내 발에 아품보다 새 신발 째진 것이 애통 했었지. 아버지께 야단맞고 훌쩍이며 발 아프단 말도 못하고.. 그때 울 아버지 골파인 우산살로 만든 송곳으로 삼베 조각 덧대서 기워주시던 모습이 지금도 생각난다.

(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의 전통적인 꽃신
(사진제공: 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의 전통적인 꽃신

몇 해 전 우린 매스컴을 통해 <원이 아버지전 상서>라는 장문의 손 편지와 미투리 한켜레 본적이 있지. 1899이던가. 경북 안동 택지조성 개발터에서 무연고 무덤서 발굴된 한글편지. 420년 전 진정한 사랑이란 이런 것. 구구 절절한 사연과 함께 발견된 삼단같은 머리칼 잘라 만든 미투리(삼신) 한 켤레. 젊어서 죽은 남편의 아내가 생전, 이 신발 신고 병든 남편 속히 일어나 같이 살자고---. 

전에 우리 할아버지는 신에 대해 두가지 말씀하신 적있다.  봉당 앞이나 현관에 신발이 가지런히 놓인 집에는 도둑이 안드니 항상 신발 정리 해둬라. 이유는 신발 잘 정돈된 집 살림 허튼집 없고 귀중품 정리 잘 꼭꼭 숨겨놔서 도둑 들어가도 허탕친다. 또 한 가지는 “신은 몸을 담는 그릇“ 내 귀중한 몸은 꽤제제하고 허름 한 그릇에 담고 살거냐. 신발이 깨끗하면 험한 곳 더러운고 발 안들어 놓는다는 의미이다. 신발끈이 풀렸거나. 멀정한 신발 뒤축 꺾어 신고 질질 크는 사람 뭔가 모자라거나 흐린 사람이라고 절대 용서불가라.. 운동선수가 시합에 나갈 적엔 언제나 신발근 바로매고 나서지 않는가.

한국인의 전통신 예쁜 꽃 버섯신
한국인의 전통신 예쁜 꽃 버섯신

그리고 보니 내가 새 신발 사본지 몇해? 답사다, 해설이다 하여 거의 일 년에 신발 밑창 못쓰게 닳아 새신발로 바꿔햐 했는데 근년에 와서 생각하니 등산화 닮은 운동화 하나로 3.4년 버텼었구나 그만큼 활동이 없었다는 것, 즉 삶이 즐겁거나 신나지 않았다는 게 확실 하다. 더구나 코로나19가 방역 2.5단계에서 오라는 데도 갈 데도 없으니...어린 아이 심사로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하늘이 머리에 닿겠네..” 못했다. 

(사진제공: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인의 전통신" 미투리(삼신)"
(사진제공:김진홍논설위원) 한국인의 전통신" 미투리(삼신)"

신발에 신발(神發)나도록 걷고 또 걷고 싶은 날이다. 신발 검둥 고무신 보다 하얀 고무신이 더 기다려지는 날이다. 그 이유는 하얀 고무신 즉 흰 고무신은 백신(白侁), 아 전 지구촌 사람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백신(Vaccine), 햐얀 고무신은 아련히 그립고, 코로나 백신은 화급하고 갈급한 신 같은 신~.부디 제발 새 신발 신고 공원으로 들로 산으로 바다로 자연과 그리운 얼굴 만나려 그야말로 뻔질나게 나다녀 발목이 시고 신발창 닳토록 걷는 날 좀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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