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 어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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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어른들
  • 권혁중 기자
  • 승인 2021.02.16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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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어른들이 공범.
성적 지상주의, 1등 제일주의가 만들어낸 문제
(사진:김옥수) 한국청소년보호울산연맹장/학교폭력연극단장/청소년상담사
(사진:김옥수) 한국청소년보호울산연맹장/학교폭력연극단장/청소년상담사

 

[울산:글로벌뉴스통신] 학교폭력문제로 온 나라가 들 끊고 있다. 제2의 미투(Me Too)운동이 봇물처럼 밀려오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학폭 문제가 덮혀 왔고, 유야무야되어 왔는지 신랄하게 꾸짖는 듯하다. 명색이 학교폭력예방운동, 학교폭력예방 현장연극, 유해약물예방근절홍보 운동을 전개해 온 우리 단체는 과연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하는 자책이 앞선다. 청소년상담, 청소년보호운동에 인생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쥐구멍으로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다.

미스트롯Ⅱ 경연 중 불거진 여가수 학교폭력 폭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V리그 쌍둥이 인기 여자배구선수 폭로! 뒤이어 남자배구 선수 학폭 폭로가 고구마 줄기 뽑히듯 엮어져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분야에서 별다른 스토리로 무엇이 터질지 가늠할 수 조차 없다. 항상 인기 절정인 문화예술, 체육 분야의 학폭 사건은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 가슴에 또 다른 비수(匕首)로 다가왔다.

저출산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져 온다, 2020 합계출산율이 0.84라고 한다. 이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흔들 수치로 이는 집집마다 자녀를 한 명도 갖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둘이 결혼하여 자녀를 1명씩만 둔다고 가정하자! 부모고 조부모고 이 아이에게 모든 정성을 쏟아붓게 되고, 그 아이가 원하는 것 하자는 데로 해준다. 응석받이로 성장할 소지가 크고 버릇없이 자랄 확률이 높은 이유다. 무엇보다 자기중심주의, 남을 배려하지 않는 생각이 가슴 한가운데 자리 잡을 공산이 매우 크기에 저출산은 또 하나의 학교폭력의 원인 제공자가 될 수 있다.

못난 어른들이 공범(共犯)이다. 엘리트 체육에 관계하는 모든 구성원이 공범이라고 하는 어느 교수의 일갈에 공감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각종 대회에 우수한 성적을 내면 담임선생은 물론이고 전체 선생님의 입에 오르내리고, 교장은 버선발로 홍보하느라 세월 가는 줄 몰랐다. 학교운영위원회도 오로지 그 선수 그 팀 칭찬 일색으로 변해 갔다. 그러는 사이 선수와 팀은 엘리트주의에 몰입되어 자기밖에 모르는 환경에 빠져 갔고, 그들의 부모는 자기 자식밖에 안 보였다. 메달을 따오고 상금을 받아 오니 더 신이나 자식이 학교폭력을 일삼든 더한 일을 하던 자식 편 만 들었다.

운동선수는 체격 또한 건장하다. 자기 말이 법(法)이고 상대가 어떤 고통 어떤 두려움을 겪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아무런 죄의식 없이 저지른다. 최근 폭로의 내용을 보면 입에 담지 못할 욕설, 안하무인의 인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부모까지 들먹이고, 살벌한 기구까지 등장한다. 선수 감독을 맡은 지도자들은 오로지 성적 내기에만 골몰하여 내부가 썩어가는 것을 모르고도 넘어가고 알고도 넘겼다.

성적 지상주의, 1등 만이 제일인 구조가 문제다. 운동선수나 예술 분야는 초등학교 때부터 별도 관리되어 오로지 한 곳에만 몰두하게 해왔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각종 인성교육, 학교폭력예방교육, 금연교육, 장애인식개선교육, 생태교육, 예절교육, 성교육 등은 연습이나 시합 등으로 용인되거나 열외가 되어 왔다. 초등학교 때부터 각 종 대회에 우수한 성적을 내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이 났다.

국민들의 도덕적 눈높이는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인기연예인이던 스타 선수던 보여주는 기량보다 참된 인성(人性)이 우선임을 이번 여파가 여실히 전해 준다. 과거의 권위주의, 성적 만능주의, 재벌 지상주의가 가고 평등 세상,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으로 점차 바뀌어 가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청와대까지 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학폭 사건은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을 하든 인간교육•인성교육이 먼저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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