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GNA) 박상인의 숲과문화산책- 상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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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GNA) 박상인의 숲과문화산책- 상추 이야기
  • 김진홍 논설위원
  • 승인 2020.12.27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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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의 상추모습
비닐하우스의 상추모습

(서울=글로벌뉴스통신)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세상에는 춘. 하. 추. 동 제철 음식, 제철 과일, 제철 채소란 게 있었다. 앵두는 봄 과일 이고, 참외 수박은 여름 것, 배 사과 감 대추는 가을 철 과실 등등 이렇게 철마다 나오는 과일이나 채소가 달랐다, 그러나 지금 이런 말은 거의 틀린 말이다. 체소가게나 슈퍼와 마트 등에 가면 언제나 구입할수 있는 이른바 전천후 포씨즌(4 season) 먹을거리가 된 것 같다.

세상이 바뀌듯 시대에 따라 농사법도 조금은 느리기는 하지만 많이도 변했다. 이 계절을 이길 수 있는 농법의 가장 큰 공로자는 석유화학품 부산물로 나오는 비닐을 이용한 소위 시설농업이 주가 아닌가 한다. 비닐하우스는 우리에게 고맙게도 시도 때도 없이 먹거리를 제공해주는 거의 농업혁명 녹색혁명을 하고 있다.우선 삼겹살과 찰떡궁합이 되는 <상추>만 보드라도 그렇다. <상추>하면 한여름 채전밭 한 귀퉁이에 듬성듬성 자라는 잎채소로 더운 철, 애기 손 바닥만한 잎을 줄기 부근에서 따와 보리밥 한 숫깔과 된장 고추장 한 점 얹어 싸서 먹던 게 고작이 였는데 지금은 그걸 먹는 시기, 크기, 색깔, 식감 등에 따라 수십 가지가 다르게 나와 있다. 

상추는 색깔로 또는 줄기 생김새로, 잎의 크기로 다르게 분류한다. 맨 땅 노지에서 재배할 땐 철이 분명 있었지만 비닐하우스 안에서 키울 때 거의 제철이 없이 사철 키워 출하된다.상추 채소의 이름을 잠시 알아보면 재미있다. <상추>의 어원은 우선 <상초(上草)>에서 온 것으로 이것이 <상채(上菜)>로, 다시 <상치>로 변화된 것이고 나중에 발음 쉽게 <상추>로 굳어진 걸로 본다. 

간혹 상추, 상채는 인삼(人蔘)보다 영양가라든지 약성이 윗길에 있는 채소라서 상채(上菜)라 불렀다고 하지만 내가 지금 생각하는 것은 그보다 사시사철 항상 우리 식탁에서 먹을 수 있는 채소 즉 상채(常菜)에서 온 말이 아닐까 한다. 내 어릴 때 경상도 고향에서는 상추를 “부루”라고 분명 말 했는데, 읍내 도시로 나가 보니 그런 말은 안 쓰고 <상추> <상치>라 하더라. 상추가 이름이 <부루>라고 부르는 데는 웃게 하는 설화가 있다.

옛날 가난한 집에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정 좋게 살았는데, 어느 여름 꽁보리밥 몇 덩이로 남편, 조무래기 아들, 딸 먹이고 나니 남은 것 바가지 바닥에 남은 보리 알 몇 개. 시어머니와 착한 며느리는 부억 바닥에서 서로 잡숫고 먹으라 권하다가 사립문 밖 채전에서 푸른 채소 잎 한 움큼 따와서 밥은 콩알만 하게 채소 잎은 겹겹히 놓고 쌈을 싸서 서로 입에 넣어주는 데 이 장면을 마주보던 고부는 앞의 사람이 눈을 부릅뜨고 입을 우물거리기에 그 채소를 <부루>라고 했다나... 어떤이는 이 채소 잎이 마치 여인들이 입는 치마와 같아서 치마 상(裳)자을 써서 치마같은 채소 즉 상채(裳菜)라고도 했단다, 

옛 중국에서는 평소에 지방기 많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는데 이 지방음식을 잘 소화 흡수 시키고 고혈압 코레스톨 등을 낮추는데 상추보다 더 좋은 채소가 없다는 걸 알아서 상추를 말 그대로 윗질의 채소로 매우 귀하게 여겼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고구려 땅에서 나는 상추가 맛있고 질이 좋기에 고구려에서 들어온 상추 씨앗 값을 아주 비싸게 처서 그 상추 씨앗을 천금을 주고 산 것이라 하여 천금채(千金菜)라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중국인들이 아주 좋아하는 상추씨앗은 중국편에서 볼 때 압록강을 건너온 채소라 하여 월강채(越江采) 또는 도강채(渡江采)라는 별명도 있었다고 한다.  

일찍이 허준 선생 동의보감에 상추는 대강 일곱 가지 효능이 있다는 기록이 있는데 정리하면 1) 몸에 독소를 없앤다. 2) 이뇨작용을 돕는다. 3) 머리를 맑게 해준다. 4) 노화를 막아준다‘ 5) 가슴에 뭉친 화를  없앤다. 6) 두통을 가라 앉힌다 7) 불면증을 해소 시킨다. 등등이다. 내가 경험하기로는 상추쌈 먹으면 졸음 오는 것 확실하니 나는 7)번은 믿는다.

근년에 와서는 민간요법이 밝히는 상추효능은 불면증 개선 피부 미용, 항암 효능,숙취 해소와 나트륨 배출, 눈건강, 체내 독소제거, 다이어트 도움, 빈혈등에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그런데 상추는 마냥 좋은 점만 가진 채소가 아니라 부작용도 있단다. 상추는 차가운 성질의 채소이기에 체질이 차가운 사람이 많이 먹으면 복통과 설사를 이르킬수도 있고 장기간 운전이나 고시생. 수험생들은 졸음이 쉬 오기에 피하는 게 좋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신생아를 모유로 키우는 엄마들은 상추 많이 먹으면 아기가 푸른 변을 누게 된다는 것도 우리 할머니들의 경험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박상인 선생 모습
(사진: 글로벌뉴스통신DB) 박상인 선생 모습

웃자고 하는말 입니다만 옛날에 마을에서 음탕한 여자를 욕할 때 하던 최악의 험담은 “저 녀어년--,상추 서마지기도 더 심을 저녀어년 이라고” 했다는데 이는 상추잎 딸 때나오는 그 흰 분비물 때문에 나온 말이 아닌가 한다. 상추가 남성에게 좋다는 것은 안도현 시인이 <퇴근길>이란 시에서 읊었지만 직장인들이 퇴근시간에 목로에 앉아 상추쌈. “삼겹살에 소주 한잔, 아, 이것마저 없다면... ”추억이 새록새록 그리워진다.

박상인 선생은 30년이상 중등 교직에 근무하였고,현재는 은퇴후 숲해설가, 우리궁궐 지킴이, 생태 환경교육 전문가 등으로 활발히 봉사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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