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준 뮤지컬 배우의 편지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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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뮤지컬 배우의 편지 ④
  • 권혁중 기자
  • 승인 2020.12.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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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배우, 연극배우, 박상준
(사진제공:박상준)뮤지컬 배우, 연극배우, 박상준
(사진제공:박상준)뮤지컬 배우, 연극배우, 박상준

[서울=글로벌뉴스통신]오늘 적어볼 내용은 인간관계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 바로 “배려”이다.

관객 1억 명 돌파한 “충무로 대표 배우”지만 아직도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들며 맹활약하고 있는 ‘황정민 배우’님은 내가 존경하는 배우이다.  2005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황정민 배우’님이 -그때는 내가 아직 초등학생이어서 TV로 중계된 시상식을 직접 보지는 못하고 나중에 예능 프로그램에서 종종 방송되는 걸 본 기억이 있다- 말했던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을 뿐”이란 수상소감은 내게 “배려”란 어떠해야 하는 가를 실감하게 해줬던 기억이 있다.

모두 “제 잘난 맛”에 사는 배우들에게 자신의 공을 주변에 돌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연극이나 뮤지컬, 혹은 영화에 이르기까지 행위예술은 혼자의 힘만으로는 빛을 발하지 못한다. 감독과 주연과 조연은 물론 엑스트라 배우에 이르기까지 조화를 이룰 때 높은 완성도를 이룰 수 있다. 그러기에 “배려”라는 미덕은 내가 몸담고 있는 “배우의 세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리라.

“배려”는 아주 자그마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는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싹이 트는 것이다. 말로는 쉽지만 경험으로 볼 때 실제로는 그리 만만하지 않은 것이 “배려”란 생각이 든다. 학창시절을 포함해 그리 길지 않은 사회생활 경험이지만,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왔던 행동들이 상대방에게 오히려 불편함을 준다든지 시간이 갈수록 관계가 더 나빠지는 적이 많았다.

뒤늦게 깨달은 사실이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른다. 상대방은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그런데 “상대방의 입장에서 나라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면서도 결국 “내 기준점”에서 상대방을 바라본 것이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 선행 돼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관계를 맺는 데는 정말 많은 중요한 것들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자라난 환경이나 성격은 물론, 관심사에서부터 경제적인 여건에 이르기까지 아주 많은 부분들이 존재한다. 이런 것들에서 차이점이 있을 수밖에 없고 그것은 서로에게 “다름”이라는 장애물로 다가오게 된다. 그리고 그 “다름”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해결 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배려”다.

“다름”을 넘어서 ‘배려“에 이르는 일은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다름“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정이란 마치 물그릇에 떨어진 잉크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떨어질 때는 작은 방울에 불과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 그 잉크 방울이 온 물그릇에 퍼져나간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면 머지않아 물그릇의 물들이 잉크 빛으로 물들 듯이 온통 번져갈 것 이라고 감히 생각해 본다.

이렇게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성격과 존재 자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비로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이 같은 노력들이 점차 쌓여져 가면서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관계 안에서 일어나는 갈등도 줄여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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