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GNA)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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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GNA)난에서 배운다.
  • 남기재 논설위원
  • 승인 2020.11.1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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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뉴스통신 남기재 논설위원)난에서 배운다.
(사진:글로벌뉴스통신 남기재 논설위원)난에서 배운다.

[서울=글로벌뉴스통신]난(蘭)에서 배운다.

난(蘭)을 오래 치다 보면, 계절이 바뀌면서 모양도 변하고 손 볼 곳이 생기게 되어 큰 맘먹고 집안 곳곳에 널려진 묵은 蘭들을 모아 분 갈이를 하게 된다.

모은 분(盆)을 살펴보면, 포기가 늘어 빽빽한 분, 잎이 말라 허술한 분, 모양새가 흐트러진 분, 뿌리가 들뜬 盆..., 등 흐른 계절 만큼 모양도 다양 하다.

분 갈이를 위해 화분에서 분리,정돈하다 보면 또 다른 깜짝 놀랄 세상(?)을 보게 된다. 자란 모양새가 우리 생활과 이렇게 닮을 수도 있구나! 라고.....,

 

무근난구(無根蘭球)라 부르자.

잎이 말라 허술한 난, 언젠가 새싹이 나겠지,기대하며 정성을 들였지만 그 옆의 잎이 또 말라 허술해진 분, 들어 내보니 뿌리는 하나도 없고 옆 난구에 허울좋게 붙어 제 구실은 커녕 옆 난구까지 부실을 재촉하여, 영양분만 축낸 채 결국 물컹하게 썩어 갔다. 

우리 "인간사에서도 자기가치를 못한 채 겉만 못한 실속 없는 무위 도식한 행태"는 없었는지 살짝 숙연해 진다.  

군락지 자연 난(蘭)은 군생(群生)을 한다는데, 곧게 잘 자란 난의 뿌리를 보면 확연히 그렇다.

싱싱한 난 뿌리끼리 옆 촉의 한 뿌리와 옆으로도 이어져 있다. 하나가 부족할 땐 옆 촉에 도움을 주고, 반대의 경우에도 서로 받쳐주는 확실한 "모듬살이에서 함께 번성하는 기틀"을 갖고 있는 자연의 섭리가 신비롭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도 난의 연결 뿌리 모양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모두가 건실한 관계를 갖고 서로 존중하며 나누고 돕는 지혜"가 필요 함을 암시하는 듯 하다.

감춰졌던 뿌리를 들춰내 보면, 보살핀 사람이 어떻게 가꿨는지 확연히 들어 난다. 통통하고 곧게 밑으로 뻗은 뿌리가 있고, 위로 솟아 위만 번잡하고 부실한 뿌리가 있다.

매일 분무기로 뿌려주고 알뜰 살들 살펴온 난은 하나같이 뿌리는 들떠 있고 어인 일인지 가꾼이의 정성을 도외시 하고 부실하다.

뿌리가 곧게 밑으로 싱싱하게 잘 뻗어 난 분(盆)과 돌봄 과정을 살펴 보면 그 깨달음을 알게 된다.

일주일이고 얼마간 놔 둔 바짝 마른 난 뿌리에 한 바가지 퍼붓는 물은 감로수요 밑으로 흘러내리는 물 한 방울까지 따라간 뿌리는 곧게 돼 있고, 위에만 알뜰 살뜰 뿌려준 난은 물기 따라 뿌리가 솟게 돼있어 정작 뻗어야 할 밑은 부실했다.

기업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투자도 절대목표(난 물주기)가 정해지면, 확실하게 투자하고(물 한 바가지 붓기), 목표를 향해 간절한 목마름으로 끝까지 뻗어감"이 정도가 아니겠나. 시시콜콜 사소한 일에 일 손을 달고 사는 일이 성과를 얻기 어려운 경우와 비유되지 않나 생각도 든다.

난은 자태가 단정하고 꽃은 향기도 고매하려니와 청초하여 사랑 받는다. 이런 난을 보며 또 배운다.

(사진:글로벌뉴스통신 남기재 논설위원)난에서 배운다.
(사진:글로벌뉴스통신 남기재 논설위원)난에서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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