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당뇨병 약 잘 선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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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당뇨병 약 잘 선택해야
  • 안창현 자문위원
  • 승인 2020.08.19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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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글로벌뉴스통신]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가 2018년 처음으로 3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는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 정도가 당뇨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가 처방받고 있는 경구용(먹는 약) 치료제의 경우, 지난 10여 년간 미국 FDA를 비롯한 한국의 식약처 등에서 퇴출 또는 사용중지 결정이 나며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먹는 약 가운데 어떤 약이 위험성이 있는지 미국과 일본,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우선, 지난 2010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던 ‘아반디아’가 심혈관계 부작용 논란으로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퇴출됐다.

식약청(현재 식약처)은 ‘로시글리타존’ 성분 당뇨약 아반디아 등에 대해 사용중지 조치를 취하고, 이 약 외에는 다른 대안 없는 환자만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하는 방안을 2010년 11월 2일 발표했다. 

로시글리타존 제제는 당시 유럽 보건당국에서 심혈관계 위험으로 시판 중단 권고, 미국 FDA에서 사용제한 등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 로시글리타존 당뇨약은 아반디아, 아반다메트, 아반다릴, 아마반 등 15개 품목이 판매되고 있었다.

이어 2015년에는 차세대 당뇨병 치료제로 각광받던 ‘SGLT-2 억제제’가 일본에서만 10명이 사망하며 논란이 빚어졌다.

SGLT-2(Sodium glucose cotransporter 2,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는 신장 사구체 여과 과정에서 포도당 재흡수를 매개하는 SGLT-2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 재흡수를 막고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낮추는 당뇨병치료제이다.

당시 이 종류의 당뇨병치료제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켜 혈당을 떨어뜨리는 새로운 작용기전의 당뇨병치료제로 기존 당뇨병치료제와 작용기전이 전혀 달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지만 2014년 10월 경 이 약을 처방 받은 50대와 60대 일본 남성 환자 2명이 사망했고 이들은 SGLT-2 억제제와 이뇨제를 같이 복용하다 과다 탈수를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는 SGLT-2 억제제를 제조하는 제약사에게 이 약의 신중투여와 중대한 부작용 항목에 탈수 관련 주의사항을 상세히 기재하도록 일부 허가 사항 변경을 지시하는 조치를 취했다.

또, 신중투여 항목에 혈당 조절이 매우 어려운 환자, 이뇨제 병용 환자 등을 추가하는 한편, 중대한 부작용 항목에 뇌경색을 포함한 혈전, 색전증 등의 발생 사례가 보고됐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SGLT-2 억제제가 탈수를 일으켜 환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고 이 제품을 출시한 다국적 제약사들은 약의 개발자를 내세워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지만 우려대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2016년에는 또 다른 당뇨병약 'DPP4-억제제'가 당뇨망막병증을 악화시킨다는 것을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 연구팀이 밝혀냈다.

김 교수팀은 사람 세포와 쥐를 이용한 연구에서 DPP4-억제제가 대조군에 비해 망막혈관병증을 유의하게 악화시킨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 기전을 규명한 논문을 세계적 과학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DPP4-억제제는 혈당을 낮추는 인크레틴 분해를 억제해 인크레틴 혈중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혈당을 떨어뜨린다.

이 약은 당시 당뇨병 약 가운데 시장에 출시돼 가장 판매량이 많은 약이었다.

그런데 DPP4-억제제는 SDF-1α(Stromal cell Derived Factor : 염증, 저산소자극에 의해 많은 세포에서 분비하는 사이토카인으로서, 혈관투과성과 신생혈관생성을 증가시키는 물질)의 분해도 억제해 조직과 혈중에서의 농도를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DPP4-억제제 투약으로 망막조직세포에서 분비하는 SDF-1α의 분해가 억제돼 누적되면 망막 혈관의 투과성 증가와 함께 신생 혈관이 만들어져 망막혈관병이 악화한다는 것.

김효수 교수는 보도자료를 통해 “DPP4-억제제는 당뇨병 환자에서 당뇨병성 망막병증을 악화시킬 개연성이 충분해 이 약을 사용하는 경우는 정기적으로 망막병증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년 5월에는 많은 당뇨병 환자에게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 FDA에 이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메트포르민’ 성분이 함유된 당뇨병 치료제에서 발암 추정 물질이 검출됐다고 경고한 것.

당시 정부는 “국내에 유통되는 ‘메트포르민’ 성분의 당뇨병 치료제 31개 품목에서 발암 추정 물질이 검출됐다”라며 “이 품목의 제조, 처방을 즉각 중단하고 재처방을 원할 때는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처는 ‘메트포르민’의 국내 유통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모두 수거해 검사한 결과, 완제의약품 288개 중 31개에서 발암 추정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정한 인체 발암 추정물질)’이 관리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고 지난 5월26일 밝혔다.

이 성분은 과거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과 위장약 ‘라니티딘’에서도 검출된 바 있다.

식약처는 5월 26일 0시부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약품안전사용정보시스템(DUR)을 통해 NDMA가 검출된 의약품의 처방, 조제를 차단하고 건강보험 급여 적용도 정지했다.

다만, 재처방을 원하는 환자에게는 해당 의약품의 복용 여부 및 재처방 필요성을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고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해당 의약품을 복용 중인 환자는 5월 25일 0시 기준 26만2466명이며 처방 의료기관은 1만379곳, 조제약국은 1만3754곳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러 가지 성분의 먹는 당뇨병 약에 대해 미국과 유럽, 일본, 우리나라에서 경고음이 나오면서 당뇨병 환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당뇨병 전문의는 “수많은 종류의 먹는 치료제 가운데 이런 부작용 사례는 국제적으로 여러 종류의 약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처방을 받을 때는 반드시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한 후 의사의 지시에 따라서 복용해야 한다.”라며 “현재 문제가 없는 약들도 앞으로 어떤 문제가 나올지 알 수 없다.”고 경고했다.

따라서 당뇨병 환자가 위의 성분이 있는 경구용 약을 처방받으려면 충분히 의사와 협의하고 지시에 따라 복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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